소득 1분위 의류 지출 13.1% 감소...3만 원대
1일 서울 시내의 한 의류 판매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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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 불황에 기후변화로 가을까지 짧아지면서 올 3분기 우리 가계의 의류 소비 비중이 역대 최소 수준까지 떨어졌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의류·신발 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1.6% 감소한 11만4,000원이었다. 의복·겉옷(직물 및 외의)은 7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고, 신발(1만9,000원)은 같은 기간 1.0% 증가했다.
특히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의 비중은 3.9%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6.0%였다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4.4%, 5.4%로 줄어든 뒤 올해 3분기 3%대로 내려왔다. 2014∼2016년에는 7∼8%대에 이르렀고, 연간 통계만 집계한 2017∼2018년에는 의류지출 비중이 각각 6.2%, 6.0%였다.
그래픽=이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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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옷도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재이지만, 경기가 안 좋아져 식료품 비중을 늘리다 보면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있는 옷의 소비는 줄일 수 있다"며 "특히 3분기는 겨울옷을 장만할 시기고 겨울옷이 비싼 만큼 당장 구입을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필수 소비로 꼽히는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분기에 작년보다 12.6% 증가했고 식료품·비주류 음료도 0.6% 늘었다. 이에 반해 자동차 구입(-24.8%), 주류(-2.6%), 담배(-3.2%) 등은 줄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옷 소비를 줄였다.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하위 20%)의 의류·신발 지출은 3만8,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1% 줄었다.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를 봐도 의류 판매는 줄었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올해 3월(-3.4%)부터 10월(-0.8%)까지 8개월 내리 하락했다. 준내구재는 작년 12월(-1.6%)부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이 가운데 의복은 작년 12월(-0.7%)부터 올해 10월(-2.7%)까지 11개월째 줄었다.
소비가 줄어듦에 따라 자영업자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사업소득은 107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만2,000원(13.1%) 감소했다. 1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동향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런 탓에 전체 가구 사업소득(98만7,000원)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40대는 의류와 같은 재화소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에 많이 종사했다. 올해 1~10월 기준 40대 자영업자 115만2,000명 중 도소매업 종사자는 23만3,000명(20.2%)에 달했다.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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