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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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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 A'로 불린 유일한 박사 뮤지컬로 만나는 독립운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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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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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이유…누가 나에게 답해줄 수 있나."

배우 유준상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애엄마'인 독립투사를 바라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하는 말이다. 평범한 우리들이 배우 유준상에 감정이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그가 어떻게 자신의 목숨을 걸고 냅코 프로젝트에서 '암호명 A'로 불렸던 독립운동가가 될 수 있었는지 뮤지컬은 말하고 있다.

뮤지컬 '스윙 데이즈_암호명 A'는 독립운동가이자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1895~1971) 박사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고 있다. 주인공 유일형이 독립운동을 후원하던 사업가에서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첩보국(OSS) 스파이가 돼 조선으로 들어와 제약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냅코 프로젝트라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차용했다. 2차세계대전 말 1945년 OSS는 한국인 19명으로 구성된 특수 부대를 결성, 일본을 상대로 한 비밀첩보작전을 극비리에 준비했다. 그들은 모두 A, B, C, D같이 알파벳 암호명으로 불렸고 그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0년대 그들이 모두 죽은 후였다. 19명 요원 중 하나였던 유일한 박사는 '암호명 A'로 불리었다. 그러나 8월 18일 작전 수행을 3일 앞둔 8월 15일 일제가 패망하고 조선이 광복을 맞으면서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조선 최고의 성공한 사업가 유일형이 어떻게 목숨을 바치는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첫째, 오히려 유일형의 주변인물이 더 영웅같다.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하는 '애엄마' 베로니카는 늘 유일형과 함께하며 결국 유일형에게 그 이유와 답이 되어준다.

유일형의 오랜 친구 2명도 평범함 속 영웅을 보여준다. 황만용은 유일형과의 우정을 위해서라면 그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인물이다. 야스오는 일본인 장교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조선총독부의 앞잡이 역할을 하지만 마지막엔 그도 '의미'를 찾는다.

둘째, 어쩌면 '미스터 겜블러' 유일형에게 독립운동이 목숨을 거는 게임의 한 판일 수 있다. 유일형은 자신의 엄청난 부와 정보를 바탕으로 독립운동이라는 게임을 조국에 유리하게끔 머리를 써가며 진행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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