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아파트 가격 지각변동]
지정단지 가격 뛰고 문의도 늘어
샛별 라이프, 파크타운 집값 역전
선도지구 매물량은 9%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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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지구 지정 다음날 한 집주인이 호가를 1억 원 올려 달라고 하더니, 한 시간 뒤 다시 전화로 추가로 3억 원을 더 올려달라고 하더군요. 선도지구 선정 단지에서 매도 호가를 올리겠다는 전화가 끊이지 않습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분당 아파트 단지의 호가가 널뛰고 있다. 선도지구 지정 발표 이후 하루 단위로 적게는 5000만 원부터 많게는 4억 원까지 호가가 상승했다.
반면 선도지구 지정에 탈락한 단지에서는 실망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호가보다 가격을 낮추거나 전·월세 물건이 등장하는 상황이다. 실망 매물을 더 싸게 살려는 사람들의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
1일 분당 수내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선도지구 지정의 희비가 생각보다 더 명백하게 갈리고 있다”며 “선도지구에 지정된 단지의 경우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집을 보러오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반면 탈락한 단지는 눈에 띄게 잠잠하다”면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퍼져서 가격이 더 낮아지길 기대하는 매수 희망자들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호가 단계이지만 희비가 엇갈리면서 30여 년간 유지해온 분당 아파트의 ‘가격 순위’는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선도지구에 지정된 샛별마을 라이프 전용 84㎡의 경우 직전 거래가는 12억 2500만 원이다. 하지만 선도기구 지정 이후 동일 주택형의 매물 호가는 15억 5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선도지구 지정에 탈락한 파크타운의 경우 전용 84㎡의 직전 거래가는 13억 8500만 원이었지만 호가는 13억 5000만 원까지 내려갔다. 가장 높은 호가도 15억 원 수준이다. 선도지구 지정 여파로 분당 역세권에 대단지였던 파크타운의 가격이 샛별라이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또 시범 삼성한신 전용 84㎡도 직전 거래가는 17억 원이었지만 현재 16억 2000만 원까지 호가가 조정됐다. 최고 호가는 18억 원이다.
매물 증가세에서도 선도지구 지정 단지와 탈락 단지가 차이를 보인다. 지정단지의 경우 재건축 전 시세차익을 얻고 나가려는 사람들로 인해 매물량이 상승하고 있다. 한 단지의 경우 선도지구 지정 이후 올라온 매물이 전체 매물의 50%에 달했다. 반면 재건축 시기가 늦춰진 탈락 단지의 경우 매물은 소폭 줄어들거나 오히려 전·월세 물건이 올라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선도지구 단지가 대거 포함된 수내동의 경우 한 달 전과 비교해 매물이 9.1% 증가해 분당구 중에서 매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가 하나도 없는 구미동과 정자동 등은 각각 매물량이 5.7%, 3.2% 감소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탈락단지의 호가 하락 등이 선도지구 지정 여파에 따른 일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탈락단지의 한 관계자는 “선도지구 지정 단지는 공공기여 부문에 올인한 곳”이라며 “오히려 사업성이 안 좋아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2기에서는 공모 방식이 아닌 주민 제안 방식이기 때문에 공공기여 부분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2기 선도지구가 사업성이 더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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