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 '블랙아웃' 사태…홈쇼핑업계 "불균형이 문제"
"홈쇼핑사 생존해야 케이블TV도 산다…수수료 부담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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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장사는 안 되는데 임대사업자가 임대료를 계속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기간 꼬였던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이번 일로 터진 것뿐입니다."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CJ온스타일의 케이블TV 사업자(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 SO)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 대한 방송 송출 중단과 관련해 10일 홈쇼핑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한결 같았다.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까지 이어진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3개 사와의 갈등은 홈쇼핑업계의 성장세가 이미 꺾인 가운데 매년 증가하는 송출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쌓인 결과라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올해 케이블TV 업체와의 송출 수수료 협상에 있어 CJ온스타일은 '수수료 50% 인하'라는 조건을 고수해 왔다. 지난달 1일 송출 중단을 예고한 뒤에도 이러한 입장을 끝까지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J온스타일은 14개 케이블TV사 전체에 대해 등을 돌린 게 아니라고 항변한다.
14개 사 중 유독 3개 사가 가입자 수 산출에 있어 지난해 3월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고 8VSB(아날로그 송출 방식인 단방향 상품) 이용자를 포함하려 해 송출 중단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8VSB 가입자는 호텔 등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로 송출 수수료 산정을 위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CJ온스타일 측은 3개 사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3개 사는 즉각 반발했다. CCS충북방송과 딜라이브는 CJ ENM을 상대로 법원에 방송제공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두 사건을 모두 심리한 뒤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CCS충북방송이 낸 사건의 심문은 9일 진행됐고 딜라이브 측의 심문 기일은 오는 16일로 예정돼 이르면 다음 주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수시로 '대가검증협의체'를 열어 중재하겠다고 밝혔는데,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모두를 납득할 만한 결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홈쇼핑·케이블TV 업체 간 '불균형'이라는 원인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 조언한다.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홈쇼핑사의 송출 수수료는 2022년 대비 460억 원 증가한 2조4561억 원으로 전체 홈쇼핑방송사업 매출의 70.3%를 차지한다. 반면 홈쇼핑사의 영업이익은 2014년 7675억 원에서 지난해 4430억 원으로 10년 새 반토막이 났다.
TV 시청자 수 감소 등으로 모바일 커머스에 점차 치중할 수밖에 없는 홈쇼핑 업계로선 송출 수수료를 깎아주지 않는다면 수익이 나지 않는 케이블TV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가 수익을 내지 못해 결국 고사한다면 케이블TV의 수익 또한 줄어드는 것"이라며 "온전히 '사적 거래'라 보면 비용을 줄이는 차원으로 볼 수 있는데, 허가 사업이다보니 이해관계가 복잡해졌다"고 토로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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