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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여행 honey] '자연의 선물' 앨버타 로키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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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텐픽스를 담은 모레인 호수 [사진/조보희 기자]



(캘거리=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에메랄드빛 호수, 청정하고 다양한 수림대, 지구의 역사를 품은 빙원과 빙하, 덤으로 오로라까지 볼 수 있는 로키 트레킹은 자연의 '종합 선물'이다.

로키산맥 아래 자리 잡은 캔모어나 밴프 시는 웅장한 바위산에 둘러싸여 있다. 해발 2,000m 정도인 수목한계선 위로 솟아 풀 한 포기 없는 바위 봉우리는 일출 때 가장 먼저 햇살을 받아 붉은색, 황금색, 흰색 등으로 시시각각 색깔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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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 로키 바위 봉우리 [사진/조보희 기자]



로키산맥은 북아메리카 서부지역에 남북으로 캐나다에서 미국까지 이어진 총길이 4,500㎞의 거대한 산줄기이다. 산맥의 캐나다 부분은 캐나다 로키로 불린다. 밴프 국립공원은 캐나다 최초이자 로키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이다.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110~180㎞ 지점에 있다. 빙원과 빙하가 만든 수많은 에메랄드빛 호수와 침엽수가 빽빽한 숲은 캐나다 로키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밖에서 보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두 발로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고 호흡하는 것이야말로 여행과 행복의 진수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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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 밸리 트레일 중간 지점 풍경 [사진/조보희 기자]



캐나다 로키 트레킹은 6월부터 10월이 적기이다. 위도와 고도가 높아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린다.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이 2025년에는 올해보다 증편해 4월 27일부터 10월 25일까지 주 6회 일정으로 '인천-캘거리' 직항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라 로키로 가는 길이 편리해졌다.

라치 밸리 트레일

라치 밸리 트레일은 모레인 호수를 거쳐 센티넬 패스까지 오르는 왕복 12km의 산길이다. 해발 1,884m에서 시작해 최고 고도 2,611m로 이어지는데 등산로가 넓고 완만한 중급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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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인 호수를 즐기는 현지인들 [사진/조보희 기자]




모레인 호수는 눈 덮인 10개의 아름다운 봉우리인 텐픽스와 침엽수림에 둘러싸인 '인생 사진' 명소이다. 청옥빛 호숫물에 비친 텐픽스는 완벽한 데칼코마니를 보여준다. 호수를 뒤로하고 이어지는 등산로는 푸른 침엽수림대와 노랗게 단풍 든 낙엽송 군락을 통과한다. 이어 수목한계선을 지나면 나무는 사라지고 하얀 눈이 펼쳐진 평지가 이어지고 왼쪽에 에펠 피크(해발 3,077m), 오른쪽으로 탬플산(3,543m)이 솟아 있다. 두 봉우리 사이에 캐나다 로키 트레킹 코스 중 가장 높은 고개인 2,611m의 센티널 패스가 있다. 평지 끝에 만나는 미네스티마 호수(2,408m)는 작지 않은데도 거봉과 비교돼 웅덩이처럼 느껴진다.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아래에 푸른 침엽수, 가운데는 노랗게 변한 낙엽송의 띠, 그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텐픽스 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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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든 낙엽송 군락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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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 밸리 트레일 정상 부근의 미네스티나 호수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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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트레커들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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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지고 등산하는 젊은 부부 [사진/조보희 기자]



파커 릿지 트레일

밴프 국립공원을 이동하면서 달리게 되는 캐나다 1번 고속도로 옆으로 울창한 침엽수림이 이어진다. 앞으로는 멋진 바위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자체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특히 눈에 띄었다. 고속도로 양쪽으로 생태 울타리가 처져 있다. 곰, 엘크 등 큰 동물과 기어 다니는 작은 동물들의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지상은 물론 지하로 깊이 묻어 견고하게 이어져 있다. 도로 양쪽을 이동할 수 있게 생태 다리와 생태 지하터널도 여러 개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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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의 생태 다리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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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토 레이크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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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카츄완 빙하 [사진/조보희 기자]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리다 만나는 보우강의 수원지 보우 레이크, 빙하가 쓸고 내려간 거대한 U자형 계곡에 선명한 청록색을 띤 채 펼쳐진 페이토 레이크는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파커 릿지 트레일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에서 2.4 ㎞ 떨어진 곳으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리는 산길이다. 해발 2,000m에서 2,227m로 이어지는 길로, 북미 로키산맥에서 가장 큰 빙원인 컬럼비아 빙원에서 흘러나온 사스카츄완 빙하를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비하이브 트레일

비하이브 트레일은 레이크 루이스-레이크 아그네스-빅비하이브로 이어지는 왕복 11.7㎞의 상급 코스이다.

트레킹에 나선 날 비가 내렸다. 주차장을 벗어나 만나는 루이스 호수는 진한 옥빛을 띠고 있다. 멀리 있는 산은 낮게 가라앉은 구름에 가려지고 드러난 앞쪽 두 봉우리가 말귀를 닮았다는 진안 마이산을 연상시킨다. 산행길 초입은 포장돼 있고 숲길로 들어서면 흙길이 펼쳐진다. 키 작은 나무들의 잎이 노랗게 단풍 들어 꽃길을 걷는 기분이다. 숨이 목까지 차오를 무렵 옹달샘같이 아담한 미러호수가 나타난다. 호수 뒤로 빅비하이브가 솟아 있다. 벌집이라는 이름답게 거대한 말벌 집 모양이다. 막바지 계단을 오르니 아그네스 호수와 정상의 티하우스가 나타난다. 아그네스 호수(2,135m) 건너편 산등성이엔 눈이 쌓여 있고 산들의 모습이 수면에 반영되고 있다. 여름에도 서늘해 인기 있는 곳이다. 아그네스 호수를 돌아 올라가면 빅비하이브로 연결된다. 빅비하이브에서 맑은 날이면 레이크 루이스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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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 루이스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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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을 태워주는 말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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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호수와 빅비하이브 [사진/조보희 기자]



뜻밖의 선물 오로라

밴프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북극권에서만 볼 수 있다는 오로라를 만났다. 북위 62도인 캐나다 옐로나이프가 대표적인 오로라 관측지인데 북위 51도인 밴프에서 만난 오로라는 '깜짝 선물'이었다. 호텔 발코니에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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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 시내에서 만난 오로라 [사진/조보희 기자]



새벽에는 더 강하고 다양한 빛을 내며 춤을 췄다. 오로라 관측의 필요 조건은 적은 광공해와 깨끗한 대기이다. 밴프는 높은 빌딩이 없고 대기오염이 적어 도심에서도 관측할 수 있었다. 오로라는 태양계에서 날아오는 태양풍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 안으로 들어와 대기와 충돌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으로, 위도 60도 이상 북극권 상공에서 주로 나타난다. 올해는 태양의 지자기 폭풍 현상으로 오로라가 평소 위치보다 훨씬 남쪽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유명 오로라 여행지에도 오로라를 만나기 쉽지 않아 발생 장소를 찾아다니는 '오로라 사냥'을 한다. 밴프에서 만난 오로라는 감동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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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 시가지의 아침 [사진/조보희 기자]



캐나다 로키의 관문 캘거리

앨버타주의 최대도시 캘거리는 밴프 국립공원의 관문이다. 국립공원에 가기 전 잠시 머무르는 도시지만, 캘거리 자체로도 볼거리, 먹을거리로 매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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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타워에서 본 캘거리 시가지 [사진/조보희 기자]



캘거리 동물원에서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사향소, 북극곰, 엘크, 순록 등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다. 비영리 자선 야생동물 보호단체가 운영하며 멸종위기 동물들을 돌보고 야생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활동을 한다. 동물들에게 넓고 쾌적한 우리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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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동물원 [사진/조보희 기자]



샘센터는 112년의 역사를 이어온 로데오 축제이자 서부 농장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캘거리 스탬피드를 홍보하는 곳이다. 매년 7월, 열흘간 펼쳐지는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는 로데오, 퍼레이드, 콘서트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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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센터와 스탬피드 퀸 [사진/조보희 기자]



헤리티지 파크 빌리지는 캘거리의 초기 정착 시기부터 1900년대 초까지의 모습을 민속촌 형식으로 재연해 놓은 곳이다. 직원들이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마을 곳곳을 돌며 시설과 역사를 안내한다. 빌리지 내 가솔린 앨리 박물관은 수많은 골동품 자동차부터 오일펌프까지 전시되어 100여년 전의 자동차 문화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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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앨리 박물관 [사진/조보희 기자]



캘거리 타워는 1968년 개장한 191m 높이의 전망대이다. 사방 지평선을 향해 펼쳐진 캘거리 시가지를 볼 수 있는, 유명하고 상징적인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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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타워 [사진/조보희 기자]



캘거리 파머스마켓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지역 생산자들이 공급하는 다양하고 싱싱한 농산물이 진열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넓은 테이블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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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파머스마켓 [사진/조보희 기자]



'캘거리 푸드투어'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여러 레스토랑을 방문해 요리사의 설명을 들으며 조금씩 제공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투어는 앨버타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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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푸드투어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 [사진/조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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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의 요리 설명 [사진/조보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1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jo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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