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국왕과 가까운 귀빈석
연회서 왕실 특급 예우 받아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열린 연회에서 마들렌 공주의 남편인 크리스토퍼 오닐과 함께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위쪽 사진). 연회장 테이블 위로 디저트를 서빙하는 ‘디저트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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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11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열린 노벨상 연회장에서는 서툰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스웨덴 사회자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돼 영광입니다”라고 말하며 한강 작가를 소개한 것이다. 이는 사전에 공개된 프로그램 큐시트에는 없던 깜짝 연출이었다.
앞서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한 작가가 영어로 소개돼 아쉬움을 남겼다. 애초에 한국어로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한 작가를 호명한 엘렌 맛손은 영어로 진행했다. “스웨덴 한림원을 대표해 따뜻한 축하를 전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한국어로 말하려 했으나, 발음이 어려워 영어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은 오후 4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되었고, 이후 수상자들과 스웨덴 왕실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은 스톡홀름 시청사로 이동해 만찬 연회를 이어갔다. 연회장인 시청사 블루홀은 인파로 가득 찼고, 한 작가를 비롯한 수상자들의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작가는 오후 7시10분쯤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주요 귀빈 및 다른 부문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연회장에 등장했다.
입장 방식은 전통에 따라 남녀가 짝을 이뤄 진행됐다. 한 작가는 스웨덴 마들렌 공주의 남편 크리스토퍼 오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블루홀로 들어섰다.
스웨덴 왕실이 자국 왕가의 일원에게 파트너 역할을 맡긴 것은 한 작가에 대한 최고 수준의 예우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였다. 한 작가 자리는 1300명이 참석한 연회장 중앙의 귀빈석으로 배정됐고, 맞은편에는 스웨덴 국왕 칼 16세 구스타브의 둘째 아들이자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칼 필립 왕자가 앉았다. 스웨덴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 국회의장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에스코트를 맡았던 크리스토퍼 오닐도 함께 자리했다. 국왕과 실비아 왕비도 가까운 좌석에 자리해 한 작가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드러냈다.
연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비밀리에 준비된 만찬 메뉴였다. 예시에 솜마르스트룀과 프리다 베케 등 올해의 셰프들이 스웨덴의 제철 재료를 활용해 자연과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한 요리가 제공됐다. 메인 코스로는 스웨덴산 가을 송로버섯과 로스팅된 닭고기에 보리 크림을 곁들인 특별 메뉴가 나왔고, 디저트로는 사과를 얇게 썰어 겹겹이 쌓고 캐러멜화한 테린이 제공됐다. 여기에 캐모마일 크림과 아이스크림이 더해져 연회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
5시간을 넘긴 연회는 ‘황금의 방’에서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천장과 벽면이 금박 모자이크로 장식된 이곳에서 참석자들은 함께 왈츠를 추며 밤의 여운을 즐겼다.
스톡홀름 |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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