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설비는 계속 가동…대외수출 늘어나며 국제가격에 영향 전망도
중국 한 국영 석유기업 보유 정유기지 전경./사진=우경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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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석유 소비시장인 중국의 석유 수요가 내년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꺾일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빠른 전기차 보급 등 전동화 전환과 석유화학제품 수요 감소가 배경인데, 한국 같은 인근 석유화학 주력 국가들에도 여파가 예상된다.
중국국영석유공사(CNPC) 경제기술연구소 우모우위안 부국장은 지난 11일 열린 '2024 국제에너지정상포럼'에서 "중국 석유 수요는 내년 7억7000만톤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0.04% 늘어난 7억5600만톤으로 사실상 증가세가 꺾였다. 내년엔 수요가 일부 늘어나 정점을 찍겠지만, 이후 빠르게 감소해 2060년엔 2025년 고점 대비 약 70% 감소한 2억4000만톤에 그칠 거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전체에 대한 중국 내 수요도 2028년경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탄소배출량도 해당 시기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천연가스 수요는 당분간 계속 늘어나 2035년에 도달해서야 최대 6500억입방미터 정도로 최고점을 찍을 거라고 우 부국장은 밝혔다.
중국 내 석유 수요는 크게 운송용 연료와 화학 원료로 나뉜다. 중국 석유 수요가 고점을 찍고 감소하는 데는 운송용 연료 감소가 직접적 영향을 줬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중국의 운송용 석유 수요는 연평균 3.5% 늘어난 데 비해, 화학 원료 석유 수요는 8.3% 늘었다. 당연히 전체 석유 수요 중 연료 비중도 줄어든다. 연구원은 올해 기준 50%인 연료 수요가 2040년까지 33%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 부국장은 "전기차등 신에너지 차량의 급격한 보급 확대, LNG(액화천연가스) 대형트럭, 고속철도 등 기타 운송 수단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운송연료로서의 석유 수요는 이미 작년에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항공유 정도만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올해 기준 중국 내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 대수가 3000만대를 넘어서며 이미 휘발유 소비량 2500만톤을 대체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연간 휘발유 소비량이 대략 1000만톤 전후임을 감안하면 중국 전동화의 위력이 체감된다. 중국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내년 10%, 2035년엔 50%로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 수요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정유 용량은 올해 약 9억5600만톤에 다다르며 세계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전세계 정유 캐파의 약 18%가 중국에서 이뤄진다는 의미이며, 단일 기준 1000만톤 이상 대형 정유시설 중국 점유율은 56.8%로 더 압도적이다. 이 정유시설은 계속 가동되지만 석유제품 국내 수요는 줄어든다. 수출이 늘어나며 주변국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상대적으로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서의 중국 내 석유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올해 화학 제품 원료용 석유 소비량이 1억6900만톤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35년엔 35% 이상 늘어난 2억1000만톤까지 확대되며 고점을 찍을 거라고 전망했다.
우 부국장은 "중국의 1인당 화학제품 소비량은 여전히 선진국보다 낮고, 화학물질은 신에너지 분야에서도 수요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 경량화를 위해 금속 대신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통상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은 기존 자동차에 비해 100kg가량 더 많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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