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동의 없이는 계엄 효력 무력화
해제 간소화, 체포·구금에도 표결 참여 등
4일 새벽 국회 본청에 진입한 군 병력이 국민의힘 당대표실쪽에서 본회의장 으로 진입하려 하자,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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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추후 계엄령을 무력화할 수 있는 계엄 방지 법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급작스런 ‘12·3 계엄’ 이후 발의된 법안만 무려 30건이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국회 동의가 있어야 계엄 효력이 발휘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1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3 계엄이 선포된 이후 지난 12일까지 발의된 계엄법 개정안은 총 30건(철회 제외)이다.
모두 야권 발의 법안으로 계엄 상황에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현행법은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하고, 계엄 상황이 평상상태로 회복되거나 국회가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비상계엄 선포 때 국회가 본회의를 개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등 국회 차원의 계엄 해제 요구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0인은 계엄의 결정 과정에 국무회의 의결을 의무화하고,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한 경우 즉시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해 계엄 해제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12일 내놨다. 여기에는 계엄 해제 이후 계엄 중 지휘·감독 사항 등 국회 보고하고, 국회의원이 계엄 상황에서 체포·구금된 경우에도 회의 및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48시간 이내에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계엄 선포의 효력이 상실되도록 함으로써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의 사후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의 법안(제4조의2 신설)을 발의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 12인 역시 현행 계엄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회 통고·소집 요구 시점을 계엄 선포 후가 아닌 계엄 선포 및 국무회의 심의 전으로 개편하고, 헌법 제76조를 참고해 계엄 선포 후 24시간 이내 사후 승인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계엄 해제 과정에서 국회의 의결이 이루어진 경우, 국무회의 심의 절차 없이 즉시 계엄을 해제할 수 있게 하는 법안도 나왔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인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했음에도 국무회의를 거쳐야 한다는 절차적 요건은 계엄 해제의 즉시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계엄법 제11조 제2항을 개정해 불필요한 절차적 지연을 방지하고 국가 비상사태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히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2차 계엄 방지 법안 또한 발의됐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7인은 “계엄이 선포되면 국민의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이 가해지는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 불편과 불안이 초래될 우려가 크다”며 이에 “현행법에는 계엄의 반복적 선포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해당 내용과 함께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한 경우 다시 계엄을 선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계엄법 일부개정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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