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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5세대 이동통신

“5G 통신망 빌려주고 수익 내볼까”… 글로벌 통신업계, 네트워크 API 새 먹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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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신사들이 5G(5세대 이동통신)로 어떻게 수익을 낼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가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네트워크 API란, 통신사가 5G 통신망을 빌려주고 각 분야 개발사가 최신 IT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를 말한다. 해외에선 네트워크 API가 통신사에 상당한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제 사업화 논의가 시작된 수준이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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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는 ‘네트워크 오픈 API’ 표준 공동 제정과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8월 체결한 이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6건의 네트워크 API 표준 제정에 합의했다. 글로벌 통신업계가 카마라, 오픈 게이트웨이와 같은 API 기술 연구와 표준화 작업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사업화를 위한 준비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KT는 금융 범죄 예방과 무인이동체(UAV)·공유택시 등의 원격 주행에 적용할 수 있는 API 5종의 개발 검증을 완료한 상태다. KT가 공식 인증을 받은 API는 심카드 변경 이력이나 로밍 상태 등을 확인하고 휴대폰 사용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API로, 유심칩을 복제해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심(SIM·가입자 식별 모듈) 스와핑’ 범죄 등의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향후 5~7년 간 전 세계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API 사업을 통해 1000억~3000억달러(132조~400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통신사들은 2018년 이후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투자했지만 여전히 5G를 활용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네트워크 API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자 하는 기업의 필수 파트너로서 통신사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도이치텔레콤, 티모바일, AT&T, 버라이즌, 텔레포니카, 싱텔, 보다폰 등 주요 통신사 12곳과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이 네트워크 API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내년 초에 설립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지난해부터 ‘네트워크 오픈게이트웨이 API’ 사업을 추진 중으로, 현재 60여개 통신사와 협약을 맺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등 돈을 써야할 곳이 너무 많다보니 투자 측면에선 무엇을 해야할 지 알면서도 역량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네트워크 API 시장이 규모의 경제에 진입하기 위해선 기업들이 다 같이 움직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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