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찬성’ 7명 외 찬성 기류 급물살
한동훈 찬성 표명·尹 대국민담화 영향
“尹 놓아주고, 당 내부 정비·대비해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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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대통령을 놓아주고, 당은 당대로 내부를 정비하면서 다음을 대비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 기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추가 대국민담화를 내놓은 여파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12일 대통령 담화 이후 당 내 여론에 대해 “대통령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오히려 분명해졌다는 분위기였다”라며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은 7명으로, 사실상 탄핵 가결선까지 찬성 입장이 늘어난 것이다. 친윤(친윤석열)계가 주도하는 새 원내지도부의 ‘탄핵 당론’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의원은 비윤계 안철수(4선·경기 성남분당갑) 의원과 김재섭(초선·서울 도봉갑) 의원, 친한(친한동훈)계의 조경태(6선·부산 사하을) 의원과 김예지(재선·비례) 김상욱(초선·울산 남갑) 진종오(초선·비례) 한지아(초선·비례) 총 7명이다.
탄핵안의 가결정족수는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으로, 국민의힘 찬성표가 ‘8표 이상’ 나와야 한다.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1표’가 남았지만, 당 내에선 이미 다수 의원이 찬성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한 대표가 “그것(탄핵)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며 ‘당론 찬성’을 촉구하고, 윤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라며 ‘질서 있는 조기퇴진’의 불씨를 꺼뜨린 영향이다.
한 재선 의원은 “친한계는 친한계대로, 친윤계는 친윤계대로 탄핵안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이라며 “투표장에 들어가느냐, 마느냐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김상욱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2차 표결 전까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당 내에선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내란죄 상설특검법 투표’와 12일 ‘신임 원내대표 선출 선거’ 결과가 찬성 기류 확산의 지표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 등의 내란죄 규명을 위해 야권이 추진한 상설특검법 투표는 ‘기명’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의원 2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틀 뒤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당 주류인 친윤계 지지를 받는 권성동 의원(72표)을 상대로 ‘비윤 중진’ 김태호 의원이 34표를 얻었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에서 ‘당론 반대’ 및 ‘표결 불참’을 결정한 친윤 원내지도부에 대한 반감과 악화되는 여론의 압박 속 돌파구를 찾으려는 ‘침묵하는 찬성파’란 해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틀 만에 12명이 늘어났다”라며 “(무기명으로 실시되는) 표결에 들어가기만 하면 통과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변수는 당론이다.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는 임기 첫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원내대표를 하기 이전에 ‘탄핵 반대’로 당론 결정이 됐고, 그것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은 당론 변경 시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7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것으로, 권 원내대표를 지지한 이들 중 이탈이 없어야만 가능하다. 탄핵 당론을 정하는 의원총회는 14일 오전 개최된다.
국민의힘이 불참을 결정한 1차 표결 당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 사태가 발생하며 여론이 크게 악화한 점, 당론과 별개로 표결 참석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늘어나는 점 등은 원내지도부에 부담으로 꼽힌다. 당 내에선 1차 투표 때와 같이 ‘당론 반대’가 정해지되, 표결에 참여해 사실상 의원들의 선택에 맡기는 ‘자율투표’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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