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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김대년의 잡초이야기] 달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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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달개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달개비'도 여느 잡초와 같이 이름이 참 많다. 닭의장풀, 닭의밑씻개, 닭의씨까비 등으로 다양한데, 그 중 달개비란 이름이 가장 많이 불려지고 있다.

달개비는 이름에서도 여성스러움이 느껴지지만, 실제 모양새도 가냘픔과 강인함을 두루 갖춘 우리의 전통적 여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꿀벌을 모으기 위해 매혹적으로 무장한 오묘한 꽃잎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

신사임당의 초충도에도 등장하는 달개비는 유명한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두보는 달개비를 수반(水盤)에 키우면서 '꽃이 피는 대나무'라 부르며 가까이 하였다 한다. '꽃의 시인'으로 유명한 김춘수 님도 달개비를 비중있게 다뤘다. 생전에 마지막으로 엮은 시집 제목이 '달개비꽃'인 것으로 미뤄 보아 달개비가 주는 영감이 참 특별했던 것 같다.

먹거리로, 약용으로, 때로는 예술의 소재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달개비는 이제 잡초가 되어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먹을 수도, 약으로 쓸 수도 없는 서양 달개비 '제브리나'가 관상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토종 달개비는 그 위상이 초라하기만 하다. 저 아름답고 매혹적인, 조선의 여인을 닮은 달개비 꽃을 관상용으로 개량해 'K-플라워'로 수출할 수는 없는 걸까?

/만화가·前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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