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암살조 가동 등 제보 내용을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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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씨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국민의힘 대표)을 사살한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13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씨는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처음 받은 제보는 ‘체포조’가 온다가 아니라 ‘암살조’가 가동된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네 가지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하나, 체포·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 둘, 조국·양정철·김어준 등이 호송되는 부대를 습격해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가 도주한다. 셋, 특정 장소에 북한 군복을 매립한다. 넷, 일정 시점 후 군복을 발견하고 북한 소행으로 발표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한 대표는) 북한 소행으로 몰기 용이한 여당 대표이고, 조국·양정철·김어준의 구출 작전 목적은 구성하는 부대에 최대한 피해를 줘 북한이 종북 세력을 구출하는 시도를 했다고 발표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미군 몇 명을 사살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 폭격을 유도한다”는 제보를 받았으며 “생화학 테러 제보를 받아 김병주 (민주당) 의원에게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사실관계 전부를 다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고 말씀드린다”고 단서를 달았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김씨는 “김건희씨가 은퇴한 기관 요원을 뜻하는 ‘OB(올드보이)’에게 독촉 전화를 하고 있다”며 “그 독촉의 내용은 저도 모르겠다. 혹여라도 그 OB에 대한 독촉 전화가 사회 질서 교란과 관련된 일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더군다나 남편이 군 통수권자인 상황에서 그 어떠한 위험에도 감수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공개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밝힌 제보 출처를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에 “김어준씨의 과방위 답변과 관련해서 관련 제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확인되는 대로 적절한 방법으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김병주 의원 측은 “김씨가 언급한 제보와 관련해 의원실에도 여러 제보가 접수됐다”며 “일부 제보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공개 질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또 다른 제보에 대해선 증거 인멸 방지를 위해 긴급수사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본회의 현안질문에서 “(김씨가 주장한) 사살 명령이나 생화학테러 이 부분에 대해서 아는 바가 있느냐”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김 직무대행은 김씨 제보 신빙성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아마 관련 수사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확인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브래드 셔먼 의원의 지난 12일 MBC라디오 인터뷰를 김씨 의혹 제기의 근거로 삼는 분위기다. 셔먼 의원은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번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전에 남북 간 국지전을 유도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는 질문에 “만약 대한민국 국군이 남한 내 한 장소를 공격해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도 미국은 북한의 공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김씨의 제보자가 미국인가’라는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답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우리당을 흔들어볼 심산으로 한 발언”이라며 “한동훈 대표 사살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보 자체가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상습 음모론자 김어준씨가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내려 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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