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일반석 유료화 도입 철회
요금 인상에 소비자 반발감 커져
"상황 좀더 고려해야" 업계 의견
대한항공 보잉 787-9. /대한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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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한슬 기자 = 4년여 만에 마침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완수한 대한항공이 통합 작업 초기부터 '시끌'합니다. 일부 국내선 좌석에 유료 요금제를 도입하려 했다가 바로 철회하는 해프닝이 생기면서죠. 국내 여객 시장 절반을 점유하게 될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생기는 만큼, 소비자들은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저녁 국내선 항공편의 사전 좌석 유료제 도입을 철회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일 엑스트라 레그룸(비상구 좌석·각 구역 앞 좌석)은 1만5000원, 전방 좌석(일반석 맨 앞 좌석)은 1만원의 요금을 책정해 사전에 예약할 수 있도록 공지했습니다. 이날부터 제도는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바로 하루 전날 갑자기 취소된 것이죠.
일부 좌석에 사전 선택을 유료로 전환한다는 공지가 내려오자, 수많은 말들이 오갔습니다. 상당수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역시 합병하니 요금부터 올린다', '실망스럽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죠.
그러나 이번 제도는 시장에서 아주 생경한 일은 아닙니다. 이미 대한항공은 국제선에 좌석 유료 선택 제도를 운영한 지 오래고, 심지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에서도 해당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말 그대로 돈을 더 주고 좋은 자리를 미리 제공하는 제도라 실제로 이용객들은 편하다', '좋다'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번에는 에약 승객들에게 국제선에는 없던 위탁 수하물 우선 처리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기도 해 따져 보면 고객 입장에서는 이득일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시기가 문제였을까요? 이제 막 통합 작업을 시작하는 대한항공이 '유료 좌석'을 내걸자, 소비자 입장에선 강한 거부감이 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최근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의 독과점 우려를 표한 상황이다 보니 해당 제도 적용을 강행하기에는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 역시 "당분간은 약간의 움직임에도 이런 부정적인 여론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와 소비자의 운임 인상 우려가 있는 상황을 좀 더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통합으로 대한항공은 물론, 우리나라 항공산업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크나큰 경쟁력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약 2년이 걸릴 완전한 통합 절차와 그 이후에도 최대한 잡음이 없도록 항공사를 이끌어 가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 변화에 대한 선택지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합니다. 작디 작은 변화에도 고객과 기업 간 신경전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말의 우려가 있는 제도라면 더욱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설득하고 또 설명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앞으로도 과제는 많을 겁니다.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설득과 논의는 대한항공의 몫이죠. 4년간의 노력 끝에 성사된 초대형 국적 항공사 출범이 시작부터 '돈을 쫓아서야 되겠냐'는 비난을 받으면 험난한 여정이 되겠죠. '메가 캐리어'로 재탄생해 고객들에게도 더 훌륭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대한항공의 포부가 현실화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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