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이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호적법 규정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13일 내렸다.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13조를 근거로 이같은 판단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성 결혼 인정을 요구하는 원고들이 도쿄고등재판소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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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 고등재판소(고등법원)은 규슈의 동성 세 커플 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행복추구권을 명시한 13조, ‘법 아래서의 평등’을 규정한 14조1항, ‘혼인의 자유’ 등을 규정한 24조1, 2항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고재에서 동성혼 금지를 위헌이라고 본 것은 올해 들어 2번 있었지만 헌법 상 행복추구권을 근거로 한 것은 처음이다.

후쿠오카 고재는 헌법 13조와 관련해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행복추구의 소망은 남녀와 동성 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동성을 혼인 대상으로 하지 않는 규정은 “이성을 혼인 대상으로 삼지 못하고 동성을 반려자로 선택하는 자의 행복추구권에 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아사히는 “동성혼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은 현재 5개 지방법원에 6건이 제기되어 있다”며 “고재에서는 올해 들어 위헌 판결이 2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삿포로 고재는 헌법 24조1항과 관련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자유로운 연결로서의 혼인도 정하는 취지”라며 “동성혼도 이성혼과 같은 정도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지난 10월에는 도쿄 고재가 동성혼 금지가 “성적 취향에 따라 법적으로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이라며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아사히는 “다만 국가의 입법 부작위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국가의 배상은 모든 법원이 기각했다”고 짚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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