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이 13일 오후 3시 열리는 법원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조 청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을 통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경찰 병력 투입을 지시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혐의로 긴급 체포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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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이날 오후 2시21분쯤 경찰에 둘러싸인 채 마스크를 쓰고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청장의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조 청장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해 조사받던 도중인 11일 오전 3시49분쯤 긴급 체포됐다.

취재진이 ‘국민께 할 말이 있냐’, ‘윤 대통령이 6번 전화해서 국회의원 체포하라 지시한 것이 맞냐’ 등의 질문을 했지만 조 청장은 답변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날 영장 심사는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결과는 이날 밤이나 14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12일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함께 신청했고 검찰이 법원에 둘다 청구했다. 조 청장은 영장 심사에 직접 출석했으나, 김 청장은 심사를 포기하고 불출석했다.

경찰과 조 청장 측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 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인 오후 7시20분쯤 윤 대통령에게 호출을 받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가옥으로 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5분간 계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뒤 A4용지 한 장짜리 지시사항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에는 22시 비상계엄 선포, 23시 국회, MBC 등 언론사, 여론조사업체 꽃 등 10여곳을 접수하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조 청장 측은 오후 7시50분쯤 공관으로 돌아간 뒤 부인 앞에서 문서를 찢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계엄사령관(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전화로 국회 통제를 지시했지만 거부했고 포고령이 발령된 후 또 한번 계엄사령관이 국회 통제를 하라고 하자 참모들과 김 청장에게 지시를 했다고 했다.

조 청장 측은 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전화해 ▲안보수사관 100명 지원 ▲정치인 15명 위치정보 확인 ▲선관위 3곳 군병력 배치 관련 경비인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안보수사관, 정치인 위치정보 확인은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후 6차례 직접 전화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고 지시했으나 거부했다고도 했다.

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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