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부진, 원가 상승 등 환율 상승 등 위기
고효율 저감시설 기술 및 효과 검증 완료까지 단계적 규제 기준 강화 요구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전경.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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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시멘트 업계가 환경부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규제 강화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2.3 비상계엄과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로 국내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섣부른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도입이 되려 산업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의 9개 생산공장 책임자인 8명의 공장장들은 '질소산화물 배출규제 기준의 완화를 요청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 고효율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의 기술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규제 수치 강화를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입장문은 지난 9월 13일 환경부가 입법 예고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발표에 따른 것이다. 이는 대기관리권역에 포함된 충북지역 시멘트업체가 질소산화물 배출농도를 초기연도인 2025년 135ppm을 시작으로 최종연도인 2029년에는 110ppm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시멘트 업계 대표이사들이 직접 나서 규제 강화 시점 유예를 요청하고 부처간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시멘트 업계 생산공장의 공장장들은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을 이미 도입해 적용 중인 독일 등 글로벌 시멘트 업체가 기술적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모두 시멘트 생산과정 중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적극적인 감축과 고효율의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도입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해외보다 2~3배 이상 크고 고집적화된 국내 시멘트 공장에 적용한 사례가 없음에도 타산업의 운영사례 만을 참조해 설치를 추진할 경우 설비의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공장장들은 "고효율 저감시설 도입에 앞서 충분한 기술적 검토와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2018년과 2019년 독일에서는 고효율 저감시설을 설치한 시멘트 공장에서는 △먼지 축적과 촉매 성능 저하 △배출가스 온도 조절 장애 △설치 공간 및 설계 문제점 △운영 및 유지보수 문제로 인한 시스템 중단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설계를 변경하거나 재설치 한 바 있다. 국내 업체들도 이미 고집적화된 생산설비를 운용 중으로 저감시설을 설치하기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불어 낮은 효율과 기술적 불안정성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자칫 설비 중단 또는 재설치로 생산 중단, 효율 저하 등 설치 및 운영에 소요되는 수조원의 투자비마저 매몰비용을 전락할 수 있다.
또한 고효율 저감시설의 기술적 불안전성이 시멘트 공급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시멘트 업계는 12.3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 더해 건설 경기 침체, 급격한 시멘트 출하 감소로 지난 3분기 매출이 11%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4%, 65% 줄었다. 내년 출하량은 4000만톤도 채 되지 못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건설 현장에 필요한 시멘트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선 시장상황을 예측하고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업계는 "공장장들은 대기관리권역법(충북지역)상 2029년 최적방지시설(BACT) 기준 농도를 시멘트 생산공장의 상황이 충분히 반영돼, 현재 적용 중인 선택적 비촉매 환원법(SNCR)' 설비기술 고도화를 통해 실현할 수 있도록 120ppm으로 완화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 여건마저 어려워진다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멘트 업계가 당면한 안팎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건설경기 회복 등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 운용의 유연함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시멘트협회는 지난 9월 질소산화물 규제 기준 완화를 요청하는 시멘트 업계 대표이사 입장문과 이번 공동 입장문을 포함한 시멘트 업계의 입장을 환경부에 전할 방침이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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