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교육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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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다양한 색깔을 찾아보고 학급 칠판에 사진을 올려봐요"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수업 시연에 나선 김현아 서울 경일초 교사가 모둠 활동을 지시했다. 학생들은 교실에 있는 마이크, 도장 사진을 찍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DIT) 속 학급 칠판에 공유한다. 한 학생이 마이크 사진을 물어보는 교사에게 "black(검정색)"이라고 설명한다. 교사는 학생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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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어려운 아이 즉각 파악...맞춤학습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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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사는 "맞춤학습 기능을 통해 학생들이 진단평가를 하면 말하기와 듣기, 읽기, 쓰기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결과가 나타난다"며 "이에 따라 심화학습인지 느린학습자 수준인지 파악해서 추천해주면 학생들이 선택해 (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교과 수업을 진행하는 전병제 경기 성문고 교사는 '함수의 개념'을 익히는 활동을 시작한다. 한 학생이 X축의 나라 이름 중 독일 화폐를 Y축의 파운드에 연결하자 정 교사는 여러 답변을 동시에 띄우고 자연스럽게 개념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정 교사는 "수학 교과는 필기가 필요한데 서책에 쓰면 한 반 30명을 돌아다녀야 아이들이 뭘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데 AIDT를 활용하면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며 "특히 못 따라가는 아이들을 먼저 찾아 안내도 가능하고 아이들 성취 수준에 따라 AI가 자동으로 문제를 안내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방송공사,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2024년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를 개최했다. AIDT관에서는 내년 새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될 초등 3·4학년, 중 1학년, 고 1학년의 76종의 영어 수학 정보 교과를 한자리에서 보고 수업 시연도 참관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박람회 현장에 방문한 경기 성문고등학교 2학년 이예지, 천소은 학생은 고1 수학 교과를 직접 풀어보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자세를 갖췄다면 풀이과정을 통해 배우면서 학원을 가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풀이 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기능이 있어 문제풀이 시간 관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영어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한 초등 교장선생님은 "AI 기능을 활용하면 교실이 혁신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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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 문제·교과서 내 단어만 검색 가능 등 단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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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챗봇의 완성도와 학교 현장의 인터넷 연결 속도 등 우려도 적잖았다. 기자가 중1영어 AI교과서를 배우다가 챗봇에게 영어 단어를 물어보자 '교과서 관련 질문에 제한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며 답을 하지 못했다. 소음이 있는 주변 환경에서 "I like baseball"과 같은 기본적인 문장을 인식하지 못했다.
한 교과서 발행사 직원은 "선행학습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교과서 내에 집어넣을 수 있는 단어가 매우 제한적이라 발생하는 문제"라며 "예를 들어 코리아(Korea)라는 단어는 초3 교육과정에 없는 단어라 챗봇이 답변할 수 없어 맞춤형 학습이라는 AIDT의 기본 취지를 살리려면 규제 부분을 좀 완화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자분리 시스템이 있어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AI기능을 통해 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다양한 과목에 기능을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유종 경남 주촌초 선생님은 "아이들의 헬스 데이터(정보)가 신체활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누적되면 팝스(학생건강체력평가·PAPAS)를 실시할 필요도 없다"며 "교사들의 행정 업무도 경감될 것 같아 AIDT가 체육에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 시연현장에서는 인터넷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중등 수학과목의 경우 수업을 시작하고 5분여동안 화면이 열리지 않았고 초등 영어 수업 중에도 교사가 아이들에게 몇차례나 "인터넷이 느려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대해 송근현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현재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디바이스(기기) 성능과 수량, 충전함, 네트워크, 전담인력 부분에 대해 지난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3단계로 나눠 개선 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1만2000여개 학교 중 1기가(G) 이상 용량이 필요한 학교들이 4000개 정도 되는데 크게 무리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경기)=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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