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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배우 김수미가 남긴 자필 탄원서가 공개됐다.
13일 김수미 소속사가 공개한 고인의 자필 탄원서에 따르면 생전 나팔꽃 F&B와 관련된 김수미는 생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되던 나팔꽃 F&B의 경영 및 관련 송사 탓에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자필 탄원서에서 김수미는 나팔꽃 F&B로부터 횡령 혐의 피소에 대해 결백과 무죄를 주장했다. 고인은 "저는 50여 년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 여러 부침을 겪어 왔다. 저 뿐 아니라 제 며느리인 서효림이 배우라는 점에서 연예인 가족이라는 어려움을 늘 겪어왔다.그렇지만 배우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공인이기도 하다는 점 때문에 늘 조심하고 참고 견디고 바보 같은 생활을 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번 판결은 피고가 저에 대해 망신 주기를 작정하고 이를 통해 저를 압박하여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자신의 결박을, 자기 죄를 덮으려는 때에 이뤄지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제 목숨과도 같은 연기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기로에 선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 생활 내내 함께 일하는 감독, 스태프 동녀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걸 큰 낙으로 삼다가 하도 맛있다 하여 내침김에 시작한 김치 사업이 그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연예인으로서 받은 타격은 물론이고 회사 임직원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니 이런 일을 나설수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세운다"며 결백과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어 "존경하는 재판장님께서 부디 저희 어려움을 잘 살펴주시어 저희가 경영상에 발생한 문제들을 잘 수습하고 건강한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바랐다.
/사진 = 용감한 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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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2일 출간된 저서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를 통해 1983년 30대부터 말년까지 솔직하게 써 내려간 일기를 담았다.
김수미는 "이 책이 출간된 후 제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면서도 "주님을 영접하고 용기가 생겼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어서다"라고 썼다.
특히, 고인은 나팔꽃 F&B와 관련된 송사 관련 지난 해 10월 일기에서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져서 어떤 파장이 올지 밥맛도,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 "지난 한달 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고 털어놨다.
이후 결국 나팔꽃 F&B와 김수미 모자가 횡령 및 사기 등의 혐의를 두고 법적공방을 펼치게 됐다. 또, 지난 1월에는 나팔꽃 F&B가 회사 대표이던 정씨를 해임한 뒤 김수미와 함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수미는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중략)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는 글을 쓰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고인의 딸 정모 씨는 김수미가 해당 송사로 인해 크게 힘들어 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해당 책에서 딸 정씨는 고인이 쓰러지기 전까지 홈쇼핑 방송에 나섰던 것과 관련 "모두 만류했지만, 회사의 압박 탓에 출연한 것이 가슴 아팠다"며 "스트레스와 공황장애로 정신적으로 힘드셔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해도 에너지 소모가 큰 게 홈쇼핑인데 압박 속에서 하시려니 힘들어했다"고 기억,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5세.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 8분쯤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 발견돼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터라 충격을 안겼다.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방영된 tvN STORY 예능 '회장님네 사람들'에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주연을 맡은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도 개봉했다. 올해 5월까지는 연극 '친정엄마'로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다만 5월 건강상 이유로 입원하면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지난 9월에는 홈쇼핑에 출연해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김치를 홍보했는데, 얼굴이 붓고 숨찬 모습을 보여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사진 = 용감한 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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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김수미 탄원서 입장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저는 예명 김수미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영옥입니다. 이번 사건을 살펴주시는 재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젊은 나이에 '전원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할머니인 일용엄니로 나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진짜 할머니가 되었는데도 노배우로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피고에게 아무 의심 없이 회사의 운영을 맡겼고 어련히 잘 해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믿고 있다가 결국 오늘같은 사태를 맞고 말았습니다. 그 동안 피고는 저희 모자에게 고소 취하를 계속 요구하면서 안 해주면 언론에 망신을 주겠다고 협박을 해왔습니다. 거부하자 결국 이틀 전에 저희 모자를 맞고소하고 즉시 언론에 제보하여 거의 모든 언론에서 '김수미 횡령'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글을 쓰는데 심장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일단 저희 모자는 법의 틀안에서 법의 판단을 받아 처리할 것임을 명백히 하였으나, 피고는 이 와중에도 사람을 시켜 고소 취하의 합의를 요구하는 한편으로, 이번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 대표이사 변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자는 회사의 지분 60%를 가진 사람들로서 피고의 무법적 행위들이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50여 년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 여러 부침을 겪어 왔습니다. 저 뿐 아니라 제 며느리인 서효림이 배우라는 점에서 연예인 가족이라는 어려움을 늘 겪어왔습니다.그렇지만 배우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공인이기도 하다는 점 때문에 늘 조심하고 참고 견디고 바보 같은 생활을 해왔습니다.
드라마 속 일용엄니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역할이지만 김수미 본인은 양아들이라 '어머니 어머니' 하고 따르던 피고로부터 이런 일을 당하고 이런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이 모두 제 못난 탓이라 한탄만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모자는 이번 만큼은 저희 권리들을 포기하지 않고 용기내어 보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번 판결은 피고가 저에 대해 망신 주기를 작정하고 이를 통해 저를 압박하여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자신의 결박을, 자기 죄를 덮으려는 때에 이뤄지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제 목숨과도 같은 연기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기로에 선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기 생활 내내 함께 일하는 감독, 스태프 동녀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걸 큰 낙으로 삼다가 하도 맛있다 하여 내침김에 시작한 김치 사업이 그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연예인으로서 받은 타격은 물론이고 회사 임직원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니 이런 일을 나설수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웁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께서 부디 저희 어려움을 잘 살펴주시어 저희가 경영상에 발생한 문제들을 잘 수습하고 건강한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2024년 1월25일 김영옥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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