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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수요 줄고 공사비 급등···멈춰선 럭셔리 리조트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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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회원권 판매 부진

원자재값도 뛰어 유동성 위기

국내 최초 6성급 '카펠라 양양'

기존 청약자들에 청약금 반환

'반얀트리 해운대'도 공사 차질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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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그간 호황을 누리던 럭셔리 리조트 시장에도 한파가 닥치고 있다. 초고가 회원권을 사들일 수요층이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공사 원가가 가파르게 올라 수익성이 떨어진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부동산 개발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양양에 6성급 럭셔리 리조트 ‘카펠라 양양’을 시행하는 ‘마스턴제134호양양시사이드프리미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는 최근 서울 강남에 있던 홍보관(오너스 클럽)을 폐쇄하고 기존 청약자들에게 청약금을 반환했다.

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이에 따라 신탁 계좌에 보관하고 있던 청약금을 반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펠라 양양은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에 국내 최초 6성급 럭셔리 휴양 콘도미니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8500억 원에 달한다. 파트너인 카펠라호텔앤드리조트는 세계 3대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로 싱가포르와 방콕·하노이 등에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카펠라 양양은 이 같은 카펠라 브랜드의 첫 한국 진출로 자본력을 갖춘 ‘슈퍼리치’뿐 아니라 한류스타들에게도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22년 PFV를 설립하고 약 86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조성해 초기 사업비를 충당했다. 그러나 이후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며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공사 원가마저 치솟았다. 더욱이 시공 계약을 맺은 태영건설마저 유동성 위기에 휘말리면서 PF대출에 참여하겠다는 대주단을 찾지 못했다. 착공 이후 진행되는 본 PF에서는 통상 자본력이 낮은 시행사 대신 시공사가 채무보증을 서는데 시장에서 태영건설의 신용도에 난색을 보인 것이다. 부동산 개발 업계의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시장에서도 비주거 사업장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때와 달리 수요층도 크게 줄었고 시장의 플레이어들도 보수적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브리지론 기한이 3개월여 남은 만큼 최대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6만 ㎡에 달하던 사업 규모를 5만 ㎡(약 1만 5000평) 정도로 줄여 호텔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사업 계획 변경을 두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카펠라에서도 설계와 디자인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온 만큼 계속 협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인근에 위치한 양양 하조대 사업지는 조만간 공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올 초 브리지론 대주단에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사업장이다. 당초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6만 5300㎡(5만 평)에 달하는 프리미엄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경기가 꺾이면서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한편 부산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들어서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2022년 말 공사를 시작했지만 지난달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시공사에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했다. 공사비만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분양 대금이 얼마나 들어올지가 변수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호화 호텔의 경우 자재 값 등 기본 공사비 자체가 높기 때문에 분양률이 관건”이라며 “그러나 시장 침체기에 호텔이나 리조트 상품은 판매가 어려워 리스크가 크다”고 전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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