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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라면전문점' 써 있는데 한국 아니라고?…K-푸드 열풍 커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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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자카르타 롯데마트 매장 방문

다양한 한국산 농식품 판매 '눈길'

간판·메뉴판도 한글로 쓰여 있어

전달 누적 수출액 2억2869억달러

5년 사이 45% '껑충'

현지 제조사가 한국식 라면 판매도

韓 정부, 인니 할랄인증 의무화 지원

K-드라마와 K-팝으로 확산한 한류가 K-푸드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제품을 찾는 글로벌 소비자가 늘면서 세계 인구 4위 국가인 인도네시아 농식품 수출액이 지난 5년 사이 45% 급증했다. 현지 마트에선 한국산 라면과 과자, 과일 등을 찾는 젊은 층 소비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 농식품 업계 먹거리를 늘릴 잠재력 높은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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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에 있는 롯데마트 간다리아 시티점 앞에 있는 푸드 코트 모습. 한글 간판이 눈에 띈다.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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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에 있는 롯데마트 간다리아 시티점을 방문했다. 간다리아 시티몰로 들어가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곧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마트 앞에 있는 여러 푸드 코트에선 떡볶이와 김밥, 비빔밥 등 여러 한국 음식을 즉석으로 조리해 팔고 있었다. 곳곳에 있는 음식 메뉴판도 한글로 적혀 있었다. 이곳에서 음식을 먹는 인도네시아 손님이 없었다면 국내 마트로 착각할 정도였다.

마트 내부로 들어가니 다양한 한국 농식품도 찾아볼 수 있었다. 마트 입구에는 한국산 토마토와 딸기, 배 등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태극 마크와 함께 있는 두부 제품도 있었다. 마트 중간에선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산 사과즙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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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에 있는 롯데마트 간다리아 시티점 입구에 진열돼 있는 여러 정류의 한국산 과일 모습.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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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HALAL)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서 '허용된, 합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아랍어이다.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는 건 돼지고기 등 무슬림(이슬람교인)이 먹어선 안 되는 음식이나 성분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현지 프리랜서 스피넬라(32)는 "복숭아와 같은 한국 과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김밥을 직접 만들어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바리스타라고 소개한 샤후르(21)는 "한국인 친구가 있는데 영상 통화를 할 때마다 한국 과자를 보여준다"며 "그때마다 마트에 와서 (과자를) 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즉석식품을 사서 조리해서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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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에 있는 롯데마트 간다리아 시티점 직원이 현지 라면 제조사가 출시한 한국식 라면 제품 시식 행사를 하고 있다. 해당 라면을 홍보하는 한국 아이돌 그룹 뉴진스 모습도 보인다.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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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다양한 종류의 라면 제품으로 벽면을 꽉 채운 누들 존(NOODLE ZONE)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선 롯데 마트 현지 직원이 라면 시식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현지 라면 제조사 제품임에도 한글로 '한국라면'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 흥미로웠다.

현장에서 만난 조성광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글로벌소싱 팀장은 "한국 라면이 이곳에서 인기가 많다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제일 큰 라면 업체인 인도미가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며 "(한국 아이돌 그룹인) 뉴진스가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 라면 업체들이 할랄 인증을 받은 라면 제품을 현지에서 여럿 선보이며 한국산 라면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 올해 인도네시아 라면 수출액은 1~11월 누적 기준 1042만4000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851만9000달러)을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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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전체 농림축산식품 매출액도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억6949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4630만달러로 5년 사이에 45.32% 급증했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2억2869만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인도네시아 시장을 상대로 장밋빛 전망만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국민 80% 안팎이 무슬림이다 보니 할랄 인증을 받아야 대다수 국민을 잠재 소비자로 둘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6년 할랄 인증 의무화를 추진하는 점도 시장 장벽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주요 한국 농식품 제품(1412개) 중 약 17.8%(252개)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은 상태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할랄 인증을 획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국내 기관에서 받은 할랄 인증이 인도네시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현지에서 만난 이승훈 aT 자카르타 지사장은 "한국할랄인증원 등을 통해 국내에서 인증받도록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상호인정 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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