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룸은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하나하나 팩트체크하면서 사실과 다른, 거짓인 내용이 많다는 점을 전해드렸습니다. 체코 원전 예산을 야당이 삭감했다는 주장도 아예 없는 '허위'입니다. 또 극우 유튜버들의 허위 주장과 비슷한 내용도 많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어제 담화에서 내년 예산 문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던 체코 원전 예산도 야당이 단독으로 대폭 삭감했다고 했습니다.
[4차 대국민 담화 (어제) :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은 무려 90%를 깎아 버렸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체코 원전 수출 관련 예산은 내년 정부 예산안 목록에도 없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체코 원전은 우리가 돈을 받고 지어주는 사업"이라며 "관련 예산도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산업부의 원전 관련 예산 24개 항목은 모두 감액 없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90%가 삭감된 사업은 체코 원전과 전혀 관련 없는 차세대 소듐냉각고속로 기본설계 사업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이 근거 없는 담화, 한 극우 유튜버의 가짜 주장과 닮았습니다.
원전 생태계 지원, 원전 수출 보증 예산 등을 민주당이 전액 삭감했다며 주위에 퍼뜨려 달라고 한 겁니다.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 사업 예산도 모두 사라졌다고 썼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R&D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주장은 일치합니다.
[4차 대국민 담화 (어제) : 기초과학연구, 양자,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예산도 대폭 삭감했습니다.]
[고성국/유튜버 (지난 8일) : R&D 거의 다 깎아 버려서. 자기들도 작년에 윤석열 대통령한테 엄청 비난했던 게 이 R&D 예산 삭감이었는데…]
계엄 사태로 예산안 여야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걸 두고 무조건 야당 탓으로 몰아간 겁니다.
민주당은 "정부가 예산안을 잘못 편성한 부분에 대해 합리적으로 감액했다"며 추후 증액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퍼뜨리자 국격 훼손 우려는 물론 현장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한 정부 관계자는 JTBC에 "해외에서 불안정한 정치 상황 관련 문의가 계속 온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나라와 가격 경쟁을 할 때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영상편집 유형도 / 영상디자인 조승우 오은솔]
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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