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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트럼프, 이란 핵 개발 저지 위해 예방적 공습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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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복수의 관계자 인용해 보도…'경제 제재만으론 불충분' 판단한 듯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예방적 공습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제 제재만으로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군사 행동까지 옵션에 넣어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 일각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 옵션 등이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논의는 최근 이란의 핵 개발 진행 상황이 알려지고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 등으로 이란의 역내 입지가 약화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단 지금까지 두 가지 광범위한 옵션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중동에 미군 병력과 전투기, 함정을 더 많이 파견해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또 이스라엘에 첨단무기를 판매해 이란의 핵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을 만큼 이스라엘의 화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경제 제재가 더해진다면 이란에 외교적 해법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다른 방안은 경제 제재와 더불어 군사 위협을 가해 이란을 외교의 장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이런 전략을 사용했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고 언급했다.

군사 옵션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도록 지원하고 미국이 합동 작전에 참여하는 방안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첫 한 달간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응할 드문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따른 '저항의 축' 약화와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로 이란의 역내 영향력이 축소됐을 때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대표는 "핵 무력화를 위해 실제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면 이것(군사적 옵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와 관련한 입장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자신의 임기 중 이란 핵 사태가 발발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이스라엘은 미국의 제지로 인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왔지만, 트럼프 2기 때는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인수팀이 군사적 옵션까지 검토하고 나선 데는 이란의 암살 시도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인수팀은 이미 차기 행정부에서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2.0' 정책이 다시 가해질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이에 따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를 '외국테러조직'(FTO·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 명단에 다시 올리고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는 나라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통제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란이 트럼프 당선인을 암살하려 했었다는 점이 알려진 만큼, 경제 및 재정 압박보다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WSJ는 차기 트럼프 내각이 자리를 잡아 기밀 정보에 접근이 가능해지고 이스라엘 등 동맹과 관련 논의가 진전됨에 따라 이란과 관련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미군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전쟁이 촉발되지 않는 선에서의 계획을 원할 수 있다고도 봤다.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때도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선제 타격을 고려했었다는 관련자 증언이 나왔었지만 정작 트럼프는 퇴임 뒤 군사 행동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적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중동에서의 확전은 피하고 싶다고 밝혀왔지만 12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이란의 반응도 고려 대상이다.

이란은 오랫동안 공격에 대한 대응은 유엔 사찰단을 쫓아내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는 유일하게 북한이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에 나섰는데, 이란도 이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다.

이란은 미국이 트럼프 1기 때 핵 합의를 탈퇴하자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했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준무기급'인 60%까지 올렸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농축우라늄만으로도 이란은 핵폭탄 4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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