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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계엄으로 망가지는 경제…기재부, 8개월 만에 '경기회복세' 전망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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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정부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경기 회복' 표현을 지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소추안 부결 쇼크로 인해 한국 경제 하방 압력이 더 거세졌다는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바로 한 달 전만 해도 기재부는 "완만한 경기회복세"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경기회복세' 표현이 이번에는 삭제됐다. 8개월 만에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실상 '대외 불확실성'만 언급했다. 대내 불확실성을 표기하지는 않았지만,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을 제외하면 꾸준히 이어지던 경기회복 전망이 삭제된 다른 변수를 찾기는 어렵다.

관련해 이날 브리핑에서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회복세 전망이 사라지는 등) 종합평가 부분 (내용이) 굉장히 많이 바뀌어서 여기에 대한 의문을 가지실 것"이라며 "그린북은 최근 경제동향(설명)이니까 최근 (계엄사태 여파로 인한) 경제동향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공식 데이터는 10월 산업활동동향밖에 없고 속보지표들도 아직은 현재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에 충분히 수집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고심 끝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내용과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증대 우려가 있다' 이렇게 두 가지를 종합평가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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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자정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계엄군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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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사태가 경제에 끼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동향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재부는 과거 최순실 사태 당시를 참고했다고도 전했다.

김 과장은 "과거 최순실 사태 때 문구가 어떻게 됐느냐, 이것을 많이 참고했다"며 "2016년 11월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의결 전이었는데 그때 표현이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 브렉시트, 가계·기업 경제심리 회복 지원 등 불확실성 확대'였고 (대내 요인으로는)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투자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확대 우려'였다"고 말했다.

현 사태의 영향을 통계 수치로 확인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도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다.

김 과장은 "(계엄사태 여파 후 경제 지표를 확인 가능한 시기가) 딱 다음 달이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며 "이게 어느 정도 시차를 둘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광을 예로 들어보면, 해외 관광객이 관광을 예약하는 시기는 3~4개월 전"이라며 "그런데 (탄핵사태 이후) 지금 해외 관광객이 예약을 한다면 (그 결과를 확인 가능한) 그분들이 언제 올지에 대해서는 시차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상에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종합하면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0.3% 증가했으나 건설업 생산이 4.0% 줄어들었다.

소매판매(전월 대비 -0.4%), 건설투자(-4.0%), 설비투자(-5.8%) 모두 감소했다.

10월 관리재정수지는 75조7000억 원 적자였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23조5000억 원 커졌다. 이는 2020년(90조6000억 원), 2022년(86조3000억 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2020년과 2022년은 코로나10 팬데믹 여파로 인해 재정 씀씀이가 커졌으나 지금은 다르다.

부가가치세수가 1, 4, 7, 10월에 나와 부가세가 걷히지 않는 11월과 12월에는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 확실시된다.

1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563조5000억 달러였고 수입액은 2.4% 줄어든 507조4000억 달러였다. 이에 따라 11월 무역수지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내 18개월 연속 무역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해 100.7이 됐다. 기업심리(-0.6포인트), 기업 경기전망(-0.1포인트) 모두 하락했다.

11월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해 안정적인 상승률을 유지했다. 근원물가지수는 1.9%, 생활물가지수는 1.6% 상승했다.

11월 중 주가는 국내 기업 실적둔화 우려와 미국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상승했고 국고채 금리는 하락했다.

기재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한편,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민생안정 지원방안 마련 등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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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서울 명동 빌딩에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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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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