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제2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서 남자연기자상을 받은 배우 최민식이 ″미안하다″며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 부산영화평론가협회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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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젊은 친구들이 흔드는 응원봉을 보면서 너무 미안했어요. 기성세대 한 사람으로서"
관객 1191만 명을 동원한 영화 '파묘'(2024)로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자연기자상을 받은 배우 최민식(62)은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13일 영화계 등에 따르면 최민식은 이날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제2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남자연기자상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된 그는 상패와 꽃다발을 받은 다음 "다들 내일 행복한 주말 진짜 바라마지 않는다"며 입을 열었다. 최민식은 '파묘'에서 베테랑 풍수사 김상덕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한편으로 이런 말씀 드리고 싶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와 계엄이 촉발한 탄핵 촉구 집회를 언급했다. "이 엄청나게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이런 좌절과 고통 속에서도 그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휘두르는 응원봉, '탄핵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응원봉을 보면서 너무 미안했어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탄핵이라 적힌 보이그룹 NCT 응원봉을 들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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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런 세상을 그들에게 또 이렇게 보여준 (그래서 미안하다)"이라며 "저도 살면서 한 두 번 겪었다. 환갑 넘어서 또 겪을 줄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또 그 젊은 친구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응원봉을 흔들면서 겉으로는 웃으면서 콘서트처럼 하지만…"이라며 "그 친구들 보면서 너무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자리를 빌려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미안하다"며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한 뒤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부결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나 전국에선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매일 열리고 있다. 콘서트나 음악방송 때 아이돌을 응원하는 형형색색 응원봉은 이번 집회에서 촛불을 대신해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K-팝 야광 응원봉이 한국의 탄핵 요구 시위에서 불타오르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기존 촛불을 대체한 응원봉이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이날 국회 일대 등에선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상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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