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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사설] 판결 하루 만에 “조국 사면”, 정권 잡은 듯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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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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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 의원이 13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반드시 사면하고 복권된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12일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아직 수감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판결 하루 만에 사면·복권을 언급한 것이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것이 확실하니 조 전 대표는 조기에 사면될 것이라는 얘기다.

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모습은 한둘이 아니다. 한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한덕수 총리와 국무위원들에게 “국민께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죄하라”고 했다. 한 총리는 이날 네 번이나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한 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 중엔 계엄에 찬성한 사람이 거의 없다. 거의 모두 계엄 계획도 몰랐다. 이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피해자다. 도의적 책임은 있겠지만 마치 죄인 다루듯 하는 것은 도를 넘는다.

다른 의원은 한 총리에 대해 “내란의 즉각적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경찰은 그 주장에 발맞추듯 한 총리에게 ‘피의자’ 신분 소환을 통보했다. 한 총리는 계엄 선포에 처음부터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피의자라는 딱지를 붙인 것이다. 군 출신 의원은 점령군이 항복한 군인을 신문하듯 자기 유튜브 채널에 특전사령관 면담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계엄 파동으로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벌써 집권한 듯한 모습은 민주당에도 이롭지 않다. 설사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온 유례없는 탄핵 폭주, 입법 폭주와 이재명 대표 방탄 폭주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무모한 계엄 선포에 민주당의 이런 전횡·폭주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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