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유행하는 ‘콜드 플런지’
실제 효과 있을까?
최근 인스타그램은 올해 Z세대 트렌드로 ‘번아웃 해소’(안티 번아웃)를 선정하며 냉수욕을 젊은 층의 대표적인 동적 해소 방식으로 꼽기도 했다. 사진은 블랙핑크 제니가 냉수욕을 한 뒤의 모습.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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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 목욕’ ‘찬물 샤워’ ‘냉동 세러피’ 등이 새삼 유행하고 있다. 예부터 냉수욕은 회춘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다. 어르신들이 목욕탕 온탕에서 땀 흘리고 냉탕에 뛰어들어 “어흐~ 좋다”를 외치는 장면, 심심찮게 봤을 것.
블랙핑크 제니는 수온 3~7도의 물에 2분여 간 몸을 담그는 영상을 공개하고 “투어와 공연을 반복하며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시작했다”고 했다.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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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근육 긴장을 풀어주고 부기도 빼주며 심지어 위고비 뺨치는 체중 감량 효과까지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온다. 거의 ‘만병 통치약’ 수준.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실제 효과가 있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전문가에게 물어 검증했다.
◇부기 줄어들 수 있어
최근 인스타그램은 올해 Z세대 트렌드로 ‘번아웃 해소(안티 번아웃)’를 선정하며 냉수욕을 젊은 층의 대표적인 동적 해소 방식으로 꼽기도 했다. 어르신뿐 아니라 젊은 층도 냉수욕에 대한 관심이 늘어간다는 소리다. 연예인 등 유명인 영향으로 풀이.
냉수욕을 하면 혈관이 수축해 혈류량이 줄면서 근육과 인대의 부기나 통증 등이 줄어들 수 있다. 수축됐던 혈관이 찬물에서 나갈 때 다시 확장되며 영양분과 산소가 근육에 빠르게 공급되고 그 결과 회복이 촉진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 학술지 ‘스포츠의학(Sports Medicine)’에는 “10.6~15도의 물에 11~15분간 몸을 담그는 것이 근육통 진정 효과가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2015년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반인의 경우 15초, 길어도 5분을 넘기지 않기를 권장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심호흡을 하는 등 호흡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머리는 물에 담그지 않아야 한다. 가슴 통증이나 어지럼증 같은 저체온증 신호가 나타나면 버티지 말고 ‘즉시 중단’해야 하는 것이 기본.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경기가 끝나면 30분간 냉수욕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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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키우려면 피해야
축구 선수 손흥민은 과거 “실내 훈련의 마지막 단계는 항상 얼음탕에 몸을 담그는 것”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축구 선수 황희찬도 극저온의 질소 증기가 나오는 기계를 집에 두고 영하 190도에서 3분간 버티는 모습(크라이오 세러피)을 과거 방송에서 보였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경기가 끝나면 30분간 냉수욕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냉수 요법’은 운동선수 사이 특히 널리 쓰인다. 통증 완화 등의 이유뿐 아니라 심리적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민성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찬물에 몸을 담그면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돼 감정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연구 결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건 밝혀졌기 때문에 스포츠에서 많이 쓰이는 것”이라고 했다.
밤이 아닌 아침 혹은 운동 후 찬물 샤워가 때때로 권장되는 이유도 비슷하다. 각성을 촉진해 활력을 높여주거나 기분 개선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다만 근육 성장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근육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각성 효과가 있는 만큼 취침 직전의 냉수욕이나 찬물 샤워는 숙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심장 질환 있으면 위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냉수욕 등이 혈액 순환이나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의학적 근거는 부족한 상태”라며 “어설프게 따라 했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같은 심혈관 질환이 있을 경우 냉수욕이나 냉수 샤워 모두 위험할 수 있다. 근육 떨림이나 과호흡 같은 반응을 유발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 미국심장협회(AHA)는 “몸을 차가운 물에 담그면 호흡이나 심박수, 혈압이 갑자기 빠르게 상승하는 ‘콜드 쇼크(Cold shock)’ 반응이 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일부 사람에게는 찬물로 신체에 충격을 주는 것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냉수침수법’이라며 냉수욕 등의 효능을 입증한 연구 결과는 많지만 “효과가 없다” “미미하다”는 연구도 존재하는 상태. 하 교수 역시 “맹신은 금물”이라고 했다. 개인 체질이나 환경 등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거나 “피로 회복에 최고”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염증으로 인해 열이 나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는 일시적인 냉찜질이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전반적인 효과를 말하긴 어렵다”며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의사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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