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 9호선 증차 등 안전 총력
아이유 음식 선결제… 키즈버스 등장
어제 20만명 모여 탄핵안 가결 촉구
왼쪽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오른쪽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김건희 특별법 부결 소식과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 전망에 기뻐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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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탄핵하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6시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은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추운 날씨에도 ‘즉각 탄핵’ ‘국민의힘 해체’ 등의 손팻말을 든 약 20만 명(경찰 추산 2만 명)의 시민은 촛불과 응원봉 등 저마다의 도구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국회의 가결을 촉구했다.
조기 퇴진을 사실상 거부한 윤 대통령의 12일 대국민 담화 이후 탄핵 집회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직장인 백모 씨(28)는 “불법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유권자로서 치욕스럽다”며 “변명으로만 가득했던 12일 담화는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까지 저버린 것이라 느껴 집회에 또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선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19개 전국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 불법 계엄 규탄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공동 시국 선언문을 통해 “나라를 분열시키고자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을 조속히 퇴진시키고 그에 대한 책임을 명백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주교와 불교 등 4대 종교 단체도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14일 당일은 국회 주변과 광화문 등에 100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앞에선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 대행진’이 오후 3시부터 열린다. 이곳은 7일 탄핵안 1차 표결 당시 경찰 추산 약 15만 명, 주최 측 추산 약 100만 명의 시민이 몰린 바 있다. 대학생 한모 씨(25)는 “대통령 담화를 보고 이러다간 정말 나라가 망하겠다 싶었다”며 “2016년 촛불집회 때는 수험생이라 못 갔는데 내일(14일)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하려 한다”고 했다. 자유통일당 등 보수 단체는 14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대규모 인파를 감안해 지하철도 증차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역을 지나는 지하철 5호선은 4회(오후 6시∼9시 30분),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역을 지나는 9호선은 64회(오후 1시 30분∼10시 30분) 더 운행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소년의 집회 참여가 급증하는 것을 감안해 192명의 인력을 투입해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지도할 계획이다.
13일 하루 시민들은 온라인을 통해 ‘집회 꿀팁’을 활발히 공유했다. 참여자들을 위해 미리 카페, 식당 등의 비용을 결제해 두는 ‘선결제 릴레이’는 이날도 이어졌고, 선결제 매장을 한 번에 보여주는 ‘시위도 밥 먹고’라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영유아 보호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키즈 버스’를 대관한 시민도 나타났다. 여의도 일대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는 사이트와 집회 필요 준비물을 안내하는 촛불집회 가이드 등도 마련됐다. 가수 아이유는 여의도 일대 상점에 빵, 떡, 국밥 등 수백 개를 선결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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