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슈팅스타'에서 지휘봉 잡아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과 다시 그라운드로
"'슈팅스타' 통해 축구의 매력 알리고파"
"유소년 선수들의 잠재력, 가장 큰 수확"
"시즌 2 기대…손흥민 선수 오면 환영"
[서울=뉴시스] 최용수 감독.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2024.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최용수 감독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선수 시절 '독수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한 승부욕에 때론 다혈질적 면모를 보였다. 그라운드에서의 승부사 기질은 그를 FC서울 감독 자리에 앉혔다. 2012년 K리그와 2015년 FA컵에서 우승했고 2013년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올해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지난해 강원FC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최 감독은 1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에서다. 은퇴한 K리그 레전드 선수들을 이끌고 국가대표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지성, 설기현과 함께 팀을 키운다. 매회 선수들과 부딪힌 덕분에 깨달은 것도, 깨부순 것도 많아졌다.
1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 감독은 '슈팅스타' 감독 섭외를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다른 예능에서 출연 제의가 없진 않았지만 방송은 진짜 방송인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능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사실 관심도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쉬는 기간 동안 이걸 통해서 대중들에게 축구의 보이지 않는 매력이나 재미,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다른 축구 예능은) 축구 팬들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슈팅스타'는 은퇴한 선수들이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예능이다. 최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가운데 박지성이 단장, 설기현이 코치를 담당한다. 팀 선수로는 김영광, 염기훈, 고요한, 현영민 등이 활약한다. 하부 리그인 K4리그 소속 8개 팀들과 경쟁을 벌인다. 리그 성적에 따라 강등될 수도, 승격될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사진=쿠팡플레이 제공) 2024.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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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가지고 다시 필드에 나서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각본없는 드라마를 펼친다. 실책에 괴로워하고, 떨어진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현역 시절과 다름없을 정도다. 이들과 대결을 펼치는 상대팀 역시 간절함으로 가득하다. 더 높은 상위 리그에서 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훈련이 끝난 후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최 감독은 "아마 예능으로 가면 오케이를 안 했을 건데 (슈팅스타는) 축구를 치열하게 다룬다"며 "내가 감독 때 데려오고 싶었던 선수들과 만나는 게 너무 설렜고, 촬영하면서도 재밌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은 30년 동안 축구만 하다가 제2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에게 어떤 피드백을 줄까가 내 숙제"라고 했다.
1년 만에 '슈팅스타' 감독으로 컴백했지만 최 감독이 맞닥뜨린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선수들의 체력은 예전 같지 않았고 일부는 부상을 입었다. 최 감독은 "의욕은 앞서는 데 안 쓰던 근육을 쓰다보니 부상자들이 계속 나왔다"며 "정상적인 팀을 꾸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게 힘들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분위기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선수들은 '같은 목표를 향해 필드를 누비고,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축구가 즐겁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아버지처럼, 선배처럼 선수들을 이끌고 다독이는 최 감독의 리더십은 '슈팅스타'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리더십에 대해 묻자 최 감독은 "너무 불같은 이미지가 굳어져서 '깨어있는 지도자'로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감독과 선수 관계를 떠나서 여기 나오는 친구들은 내 후배들이다. 이 친구들이 잘 살 수 있게 좋은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며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최용수 감독.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2024.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슈팅스타'는 매회 유소년 선수들이 등장한다.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중시한 박지성 단장의 아이디어다. 최 감독은 "개인적으로 18~19세 선수들은 피지컬이나 감각 등이 미완성 단계라고 생각했다"며 "내게 필요한 건 당장 팀에 투입할 수 있는 경기력이었는데 기력 이번에 내가 여지껏 가진 고정관념이 완전히 다 깨졌다"고 말했다.
"잠재력이 있는 유스들을 알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내가 이런 걸 놓치고 있었구나 했거든요. 박 단장의 시스템에 공감했어요."
슈팅스타는 현재 3회까지 공개된 상태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서 어떤 선수를 섭외하고 싶은지 묻자 최 감독은 "처음에는 멈칫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예능을 왜 나가. 지도자로 일을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미래를 왜 예단하나. 현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애들은 두라고 했다. 여기 들어오고 싶어 하는 애들과 하고 싶다. 버스는 이미 떠났다"고 했다. '슈팅스타' 홍보에 나섰던 손흥민 선수를 은퇴 후 영입할 가능성에 대해선 "박 단장은 찬성하겠지만 내 입장에선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라면서도 "만약에 안 받는다고 하면 이거 국민적 지탄을 받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인터뷰에서 최 감독은 '행복 축구'를 강조했다. 선수는 물론 감독, 스태프 등도 함께 행복을 느끼는 축구다. "중요한 건 훈련장에 나올 때 즐거운 마음, 설레는 마음으로 와야해요. 행복하게 축구를 했을 땐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거예요. 그나마 제가 꺠어있는 지도자라서 이번에 기대 이상으로 통했던 것 같아요.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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