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유해물질 아닌 화재 질식 대피용"
고용 당국에 '작업 중지 명령 확대' 등 촉구
전국금속노조원들이 14일 천안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독자 제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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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ㆍ당진=뉴스1) 이찬선 이시우 기자 = 전국금속노조가 최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설비 점검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가스분출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당국의 철저한 원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는 14일 오전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회견을 열어 이번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고농도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작업자들이 사용할 수 없는 1회용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가스누출 점검을 위해 홀로 6m 상판에 올라 작업하던 도중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재해자가 사고를 당한 지점은 일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을 넘는 곳"이라며
"일산화탄소는 200ppm만 넘어도 의식을 잃는 유해가스로서 재해자가 착용한 1회용 산소호흡기는 산소 공급 시간이 10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1회용 산소호흡기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질식을 예방하기 위한 게 아니라 화재 질식 대피용"이라며 "고농도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작업자들이 사용할 수 없는데도 사측은 보호구라며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설비 노후화로 가스누출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그간 사측은 반복되는 가스누출에도 땜질식으로 일관해 왔다"며 "그럼에도 사측은 내년 4월에야 가스배관 연결부를 교체하겠다는 한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대제철에선 지난 2010~22년에만 무려 4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며 "노동 당국은 즉각 작업 중지 명령을 확대하고 기획 감독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회견을 마친 뒤 고용부 천안지청장을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충남 당진 송악읍 소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50대 노동자 A 씨가 공장 외부 설비 앞에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A 씨는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가스 점검 파트 선임 책임자로서 퇴근 전 설비를 점검하던 중 가스 분출로 변을 당했다.
A 씨가 노출된 가스는 제철 용해 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이었다. 지난달에도 같은 곳에서 이 같은 가스 유출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부검을 의뢰하고 현대제철을 상대로도 조사하고 있다.
chans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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