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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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안 가결의 순간을 직관하고 싶어서 왔어요!”
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오전부터 모여들었다. 각기 다양한 시민들은 저마다 모습대로 다만, 같은 기대를 품고 국회 앞에 자리를 잡았다.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카페 주인은 조용히 커피를 나누고, 휠체어를 탄 시민도 무사히 집회 장소에 도착했다. ‘책 읽다가 뛰쳐나온 활자중독자 모임’은 “책! 안 읽으면 저렇게 됨”이라고 적힌 깃발을 내걸고 조용히 책을 읽으며 ‘탄핵 가결’의 시간을 기다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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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국회 앞을 찾은 임근희(31)씨의 깃발.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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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안 표결이 4시로 예정된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이미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는 자리를 잡고 앉은 집회 참가자들이 60m가량 늘어서 있었다. 추위를 막기 위해 점퍼, 담요, 털모자, 방석, 핫팩으로 중무장을 한 채였다. 국회 인근 카페들에도 ‘윤석열 탄핵’ 손팻말을 든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았다. 지난주와 달리 오늘만은 국회가 민심의 외침에 응답하리라는 기대감이 흘렀다.
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오전부터 시민들이 모였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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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몰래 서울 온 티케이(TK)장녀 연합’ 깃발을 든 임근희(31)씨는 이날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일찌감치 왔다. “오늘은 가결도 될 것 같고 직관하고 싶어서 콘서트 자리 잡듯 최대한 일찍 와서 앞자리를 잡았어요. 저희가 뽑아서 국회의원 된 건데 투표를 안 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휠체어를 타고 집회 장소에 도착한 김지수(19)씨 주변으로는 김씨의 이동을 돕기 위해 주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김씨는 “자차를 타고 근처 건물에 주차를 했는데 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어서 잘 도착했다”며 “내란 정황이 확인되는 걸 보고 소름이 끼치고 화가 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으로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한승호(62)씨는 광주에서 8살 손녀와 함께 새벽 기차를 타고 여의도를 찾았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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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집회와 달리 주말을 맞아 유아차를 끌고,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집회 현장을 찾은 이들도 많았다. 한승호(62)씨는 광주에서 8살 손녀와 함께 새벽 기차를 타고 여의도를 찾았다. “초등학교 1학년 손주한테 ‘할아버지랑 가볼까’ 하니 두말 않고 나선다고 하네요. 이런 현장도 보여주고 어린이들이 느낄 부분도 있을 것 같아서 데리고 왔어요. 오늘은 정말 따끔하게 혼 좀 내고 갔으면 좋겠어요.”
저녁 집회에 참여할 수 없어 일찍 왔다는 이들도 있다. 오전부터 ‘무료 커피 나눔’을 하러 온 안가윤(44)씨는 “제가 내성적이라 이런 걸 힘들어하긴 하는데, 그래도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할 방법을 찾다가 제가 카페를 하니까 커피를 드리면 추울 때 몸을 녹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왔다. 빨리 나눠주고 이따 영업하러 다시 가야 한다”며 “만약 탄핵이 부결된다면 탄핵에 반대한 이름들이 꾸준히 거론돼야 하고, 사람들이 절대 뽑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 곁에서 한 무리 시민들은 ‘책 읽다가 뛰쳐나온 활자 중독자 모임’이라는 깃발 아래 모여 조용히 책을 읽으며 동료 시민들이 모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책 읽다가 뛰쳐나온 활자 중독자 모임’ 깃발 아래 모인 시민들이 독서를 하며 탄핵안 가결을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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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2시가 넘어서면서 국회의사당역도 한층 붐비기 시작했다. 역사 안에 꾸려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서명운동 부스나 아리셀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의 집단 항의서한 서명운동 부스에도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차별과 불평등과 부자유를 문제제기 해온 이들의 외침에, 계엄의 밤 이 모두를 함께 체감했던 시민들이 공명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여의도에서 ‘범국민 촛불대행진’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다. 집회를 주최하는 ‘윤석열퇴진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100만명이 넘는 수많은 인파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대한 많은 시민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청소년들은 당산역에서(낮 12시), 언론인들은 여의도 한국방송(KBS) 본사 앞에서(낮 1시30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회 정문 앞에서(낮 1시30분) 집회를 열고 촛불대행진에 합류한다. 청년단체들도 낮 1시30분 여의도 공원 태극기 게양대 앞에서 ‘시민 참여 수다회’를 열고 참담했던 기억과 바람, 희망을 이야기한 뒤 국회 앞으로 향한다.
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오전 국회 앞에서 무료로 커피를 나눠주는 모습.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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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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