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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응원봉·케이팝으로 무장한 청년들…“또 계엄하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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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4일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청년 사전집회에 참여한 청년이 집회에 참여한 이유를 적어 들어보였다. 고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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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태극기가 펄럭이는 여의도공원 복판,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기다리는 청년들이 자리 잡았다. ‘왜 다시 광장으로 나오셨나요?’ 질문을 적은 종이에 적은 청년들의 답은 자연스러웠다. “오타쿠 계정은 덕질만 할 수 있게 냅둬요 좀” “#일상의 회복” “우리의 세상 우리가 만들려고요”. 각기 다양한 모습 그대로, 일상을 살며, 시민이 주인인 게 다양한 나라, 청년은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를 당연히 지향한다고 믿었다. 2024년 12월3일 난데없는 계엄 선포로 이 모든 것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12.3 내란 사태 전까지.



14일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참여연대, 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 일동(윤퇴청), 전국청년네워크 등 청년 단체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의도공원에 모여 ‘윤석열 퇴진 시민참여 수다회’를 열었다. 이들의 만남은 ‘주의’로 시작됐다. “민주주의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성적지향을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하지 않기로 합니다.” 이윽고 시국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수다가 시작됐다. 주제는 ‘나는 왜 다시 광장으로 나온 것인가’였다.



서울에 사는 출판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년은 “계엄 선포 자체보다 포고령을 보고 화가 났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령부의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통제를 받으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겁이 많아 그날 바로 국회로 뛰어나오진 못했지만, 이 정부가 나도 잡아먹고 내 친구도 잡아먹고 우리를 잡아먹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서 깃발까지 만들어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한겨레

14일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에서 2차 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렸다. 윤석열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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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12·3 내란 사태 이후 시민의 움직임을 주도해왔다. 각 대학 총학생회가 결집하고, 대학에 속하지 않은 청년들도 잇따라 모임을 꾸려 시국선언에 나섰다. 응원봉과 케이팝으로 무장한 채 유쾌하게 분노했다. 이날 전국 대학에서 시국선언에 나섰던 학생들과 총학생회 등이 모여 연 2차 대학생 시국대회에도 5천여명 넘는 청년이 모여 여의도 산업은행 앞을 가득 메웠다.



대학생 시국대회 무대에 오른 건국대학교 학생 심현서씨는 “안전하게 살고 싶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았으면 한다. 밤마다 또다시 계엄령이 선포되지는 않을까 불안에 떨며 잠들고 싶지 않다. 그동안 관심도 없던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유”라며 “민주주의가 회복될 때까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고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은 이날 집회를 마친 뒤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열리는 윤석열 ‘범국민 촛불대행진’에 합류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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