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5 (일)

"장관·부총리·총리 이어 대통령 대행까지..." 가시밭길 앞에선 한덕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13.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통령만 빼고 공무원이 할 수 있는 행정부내 모든 공직을 역임했습니다. 비록 권한대행이지만 이제 대통령직까지 맡게 되네요."

14일 오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후 관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해 이같은 얘기가 나왔다.

한 총리는 이날 헌법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한 총리 앞엔 가시밭길이 놓였다. 대통령 탄핵이란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행정부를 이끌어야하는데 경찰 조사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탄핵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경제·외교 전문가로 국무총리만 2번..."박정희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1970년 행시 8회로 공직에 들어온 한 총리는 이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직함을 갖는다. 1949년생인 한 총리는 전라북도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공직 생활을 하던 중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경제와 산업, 외교 분야에서 최고위직을 두루 역임하고 국무총리를 두번 지낸 '엘리트 관료'로 평가 받아왔다.

1970년대엔 경제기획원에서 관료생활을 한 그는 1980년대부터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했다. 미주통상과장, 산업정책과장을 거쳐 통상무역실장으로 한미 자동차협상에 대표로 나서 타결을 이끌었다. 김영삼 정부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통상산업부 차관을 거쳐 김대중 정부가 새로 출범시킨 외교통상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3년간 맡았다.

머니투데이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 '하나로 미래로'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1.06.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후반기엔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으로 청와대에서 일했다. 노무현 정부에선 국무조정실장(장관급),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부총리땐 당시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기획하고 추진했다. 2006년 7월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통령 직속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장 겸 한미 FTA 특보를 맡아 양국간 협상을 직접 이끌었다. 이후 2007년 4월 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총리가 됐다.

이명박 정부에선 주미대사로 3년간 일하며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현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에선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땐 공직을 맡진 않았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등 민간 분야에서 촬동했다. 이후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되며 14년만에 다시 총리로 복귀했다.

한 총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 한 후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지만 사실상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새 총리가 내정돼도 국회 인준을 받기 힘든 탓에 한 총리가 계속 직을 유지했단 후문이다. 무엇보다 한 총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한 총리가 이번 정부 출범 후 2년6개월 이상 일하면서 윤 대통에게 큰 신임을 받았지만, 국정 쇄신 차원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총리 교체설이 나온 건 사실이다"며 "공무원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 한 총리가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게 됐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시밭길 앞에 선 한덕수 총리...경찰 조사 받으며 대통령 권한대행 수행할 지 주목

한 총리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야당으로부터 '내란죄' 공모 혐의로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조사 대상도 됐다. 야당에선 탄핵도 거론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는 과정에 여러 변수가 있다는 얘기다.

야당은 한 총리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윽박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쯤 되면 본인이 물러나는 게 맞는 것"이라면서도 "일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그게 된 시점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덕수 총리 (거취)는 솔직히 고민"이라며 "큰 흐름으로는 한 총리가 법률적으로도 수사선상에 올라 그 사안만 놓고보면 그대로 대통령권한대행을 맡는 게 어렵다는 게 국민 상식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4.1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 총리는 경찰 조사나 야당의 탄핵 공세가 거세지면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계엄사태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나와 "12월 3일 대통령실 도착 이후에 인지했고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했다"며 "국무위원을 소집해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 총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끝까지 수행한다는 입장이다. 한 총리는 지난 1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일관되게 반대했으나 끝내 막지 못한 것을 깊이 자책하고 있다"며 "저는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우리 국민이 처한 현 상황과 그에 이르게 된 전 과정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전에 없던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림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현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적으로 국정이 운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내각은 이 목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한평생 저를 믿고 많은 일을 맡겨주신 국민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본분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