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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증상은 하나뿐"…돌연 췌장암 말기 선고받은 전직 마라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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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아랫배 통증 겪어와

혈액·소변 검사에선 이상소견 無

영국의 한 50대 남성이 한가지 증상만을 겪다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전직 마라토너 리 롤린슨(51)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지속적인 아랫배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 등을 받았지만, 몸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그는 스트레스 때문에 일시적으로 신체 반응이 일어났다고 여겨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그는 극심한 통증을 겪었고 결국 아들의 축구 훈련을 돕다가 심한 통증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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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붉은색)에 걸린 상태. 미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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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엔드 대학병원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한 그는 지난 10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그의 주치의는 암이 이미 간으로 전이된 상태라 수술이 불가능하며 살 수 있는 날이 몇 개월 남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의료진은 그의 췌장암 발병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을 지목했다. 롤린슨의 할아버지 역시 췌장암을 앓았으며, 롤린슨은 10년째 췌장암의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인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

롤린슨은 "죽음은 두렵지 않지만, 아내와 자식들을 두고 떠난다는 사실이 두렵다"며 "가족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하고 눈물이 흐를 때 위로해줄 수 없으며 자식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없다는 사실이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크리스마스가 인생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가족들과 핀란드 라플란드 여행을 가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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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마라토너 리 롤린슨(51)이 아랫배 통증을 겪은 후 췌장암 말기를 진단받았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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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침묵의 암'이라고 불리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5% 이하로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췌장암이 '침묵의 암'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췌장암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수술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20% 이내이고, 맨눈으로 보기에 완전히 절제됐다 하더라도 미세 전이에 의해 생존율 향상이 적으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을뿐더러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다고 전해졌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부 및 허리 통증,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이다. 암 전이 정도에 따라 명치 부위와 허리, 등 쪽에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소화불량 및 식욕부진, 한 달 이내에 10㎏ 이상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면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일부 환자에게서는 위장관 출혈, 우울증이나 정서불안 등의 정신장애, 표재성 혈전성 정맥염이 나타나기도 하며 허약감, 어지러움, 오한, 근육경련, 설사 등의 증상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당뇨병이 새롭게 진단된 경우, 장기 흡연자, 만성췌장염 환자인 경우 등 췌장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하여 복부 CT를 촬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1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1년에 발생하는 췌장암 환자는 8872명으로 전체 암 중 8위지만, 사망 원인으론 5위로 꼽힌다. 2017~2021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2.1%인데 반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5.9%다. 1993~1995년 통계에 비하면 5.3% 상승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10대 암' 중에서 가장 예후가 좋지 못한 암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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