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4 (토)

[탄핵 가결] "가 204표" 발표 직후 짧은 환호…이재명, 묵묵히 정면 응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결과지 받아 쥔 우 의장, 발표 직전 민주당 의원들 3초간 바라봐

국민의힘, 투표 결과 들은 직후 본회의장 떠나…살얼음판 걷던 본회의장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알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됐다. 2024.12.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소은 임윤지 장성희 기자 = "총 300표 중…가(찬성) 204표."

투표 결과 발표 전까지 살얼음판을 걷던 국회 본회의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고 선언하자 억눌렸던 환호성이 야당 쪽에서 터져 나왔다.

의장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우 의장은 표결 결과 발표 직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3초간 바라봤다. 이날 본회의 개의 후 우 의장은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대한민국 역사상 세 번째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넘어가는 순간 벅차오른 마음을 숨길 순 없었다.

지난주 우 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표결 결과 발표 전 3초간 침묵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날 우 의장은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고 발표하며 의사봉을 세 번 내려쳤다. 어느 때보다 의사봉을 세게 쥔 채였고, 마지막 세 번째 의사봉 소리는 어느 때보다 크게 본회의장을 울렸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무기명 투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회의에 들어선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시종일관 침착함을 유지했다. 김민석·양부남 의원과 논의하거나 투표를 진행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볼 때를 제외하고는 묵묵히 정면만을 바라봤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지만, 본회의 표결 내내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인 권성동·박찬대 의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은 두 손을 꼭 쥔 채 기도하며 개표를 진행 중인 감표위원을 바라봤다.

감표위원을 맡았던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개표 진행 중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혹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것 아닌지 동요하며 술렁임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개표는 신중을 거듭했다. 투표수를 수기로 센 후, 기계에 여섯 차례 돌리며 오차가 없는지 반복해서 확인했다. 대부분의 감표위원도 표정을 드러내거나, 본인 당 의원들에게 결과를 미리 안내하는 것 없이 조용히 자리로 돌아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즉시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입을 꾹 다물며 다시 착석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반사적으로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에 너무 기쁨을 드러내지 말자는 암묵적 지시 하에 서로를 자제시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장동혁 최고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며 두손을 모으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표결 참여 후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던 국민의힘에는 침울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투표를 마친 후 본회의장에 마련된 휴게실에 잠시 이석했다가, 표결 발표 직전 본회의장에 다시 들어왔다. 투표 용지 검수 절차 중에도 조용히 정면만을 바라보다가, 탄핵소추안 가결 선언을 들은 직후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본회의에는 원내대표직 사퇴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추경호 의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추 의원은 본인의 자리를 비워두다가 표결 직전 참석했다. 일부 의원들이 표결을 마친 추 의원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넸고, 악수 후 추 의원은 본회의장을 떠났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1인 시위를 했던 김상욱 의원은 북받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탄핵 표결 이후 한동안 엎드려 있던 김 의원에게 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이 위로를 건네기 위해 다가오기도 했다.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을 떠난 후 하늘을 바라보며 감정을 추스르던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본회의장을 떠났다.

뉴스1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 방청객석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들의 모습. 입장 두 시간 전부터 자리를 맡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오른 본회의장은 시작 전부터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4시 본회의 시작 한참 전부터 취재·영상·사진기자들이 방청객석 입구 앞에 줄을 서며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자리 싸움을 했다.

"롯데월드에서도 이렇게 줄은 안 선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본회의 시작 두 시간 전 이미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본회의 시작 30분 전 방청객석 문이 열리자 걸음을 재촉하며 의원들 의석과 가까운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잰걸음을 걷는 기자들이 눈에 띄었다.

sos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