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심리 주요 쟁점]
대통령 직무 위배 판단시 내란죄 성립 가능성
국가 손실·헌법 수호 이익 비교해 탄핵 결정
계엄 △요건 △절차 △포고령 위법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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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운명을 결정할 주요 법적 쟁점은 계엄령 선포에 대한 위법성 판단이다. 헌법재판소는 2004·2016년 두 번의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탄핵 의결서에 적시된 사유가 대통령 직무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한 뒤 탄핵으로 인한 국가 손실과 헌법 수호 이익을 비교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국회의 탄핵안 가결에 따라 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되면 곧바로 심리에 돌입한다. 탄핵 심판은 사전 심사 없이 바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된다.
헌재는 이번 계엄령 선포가 대통령 직무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한다. 주요 쟁점은 계엄 선포 요건을 충족했는지와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행정적 절차 및 포고령의 위법성 등이다.
법조계는 입을 모아 헌재가 계엄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릴 시 향후 내란죄가 성립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엄법 제2조 2항이 정한 비상계엄 발령의 기본 요건조차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고 헌법상 독립 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한 점은 국가의 안전을 해하는 형법 제91조 제1호의 국헌문란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에서도 계엄이 내란 및 ‘친위 쿠데타’에 해당한 행위라 규정하고 있다.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의원 체포·구금을 시도하고 다수 국회의원의 본회의 출입을 막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사 진행을 저해했으므로 영속적 권력 찬탈을 기도한 내란 행위라는 것이다.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행정절차에 대한 위법성도 헌재가 살펴볼 주요 쟁점이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국회에도 포고령 선포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아 헌법상 필수적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이 주요 탄핵소추 사유다.
포고령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의 원칙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정하는 헌법의 주요 원칙이다. 포고령 내 국회 활동 제한 및 전공의 복귀 등 다수 항목이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하거나 군사상 필요한 조치가 아니라는 것도 법조계 주된 시각이다.
헌재는 계엄령에 대한 위법성을 검토한 뒤 탄핵이 헌법 수호를 위해 필요한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당시 헌재는 헌법 제7조 제1항이 규정한 국가 원수의 공익 실현 의무 위반 여부를 중점으로 판단했다. 헌법 제7조 제1항은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공무원의 공익 실현 의무를 천명하고 있다.
대통령의 위법행위가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 판단될 때 헌재는 탄핵을 인용한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 파면 당시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는 점을 짚었다.
한 헌법 전문가는 “헌법이 계엄령 선포에서 국회 사전 동의 등 제한 요건을 두지 않은 것은 비상 상황에서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가비상사태를 대통령이 임의로 규정해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헌법을 무시한 권한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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