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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與 찬성표 12명 두고 “제명하라” “당이 사죄해야” 내홍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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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사퇴 시사

동아일보

국민의힘 김도읍, 이달희, 윤한홍 등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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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데는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당론을 깨고 찬성표를 던진 게 한 몫했다. 찬성표를 던지진 않았지만 부결이라는 당론을 벗어나 기권 및 무효표를 만든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23명의 이탈자가 나왔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탄핵에 힘을 실은 한동훈 대표 거취 등을 놓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조짐을 보여준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하야 대책을 내놓으라며 탄핵에는 반대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홍 시장은 “야당의 폭압적인 의회 운영에서 비롯된 비상계엄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 지도부는 총사퇴하라”며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들의 반란에 나는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탄핵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찾아 제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홍 시장은 “12표는 정치권에서는 대강 추측할 수 있다”며 “비례대표야 투명 인간으로 만들면 되지만, 지역구 의원들은 제명하시라”라고 했다.

당 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도 “또다시 대한민국 불행이 시작됐다”며 “참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친윤(친윤석열)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탄핵이라는 지옥문이 다시 열렸다”며 “탄핵을 찬성하고 나서면 자기만은 면죄부를 받을 것이라 착각하는 우리 당 소속 몇몇 의원님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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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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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찌감치 탄핵 찬성 뜻을 밝힌 조경태 의원은 탄핵안 가결을 두고 “대한민국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밝힌 한 대표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탄핵까지 오게 된 부분에 대해서 우리 당도 무겁게 이 부분을 받아들여야 하고 국민께 반성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탈 표 12표가 나올 것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12~15표를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한동훈 체제 붕괴론’과 관련해 “그렇게 가진 않을 것”이라며 “한 대표는 꾸준히 비상계엄 때도 해제를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다. 체제가 계속 유지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해왔던 김상욱 의원은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에서 내려왔다. 국민께서 승리하셨다”며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정말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표결 직전 만나서 표결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던데, 어떻게 답변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들의 바람이고, 정확하게 위헌적인 것을 (기록에) 남겨야 되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이번에 찬성표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탄핵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처참한 마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의원은 “(저는) 여당의 국회의원이다. 우리 여당의 대통령이 잘못돼서 끌어내렸다”며 “그 마음은 참담하다. 국민들께 송구하다. 이번 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더 성숙한 계기가 됐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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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당대표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의총장을 나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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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은 이날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임하겠다”며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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