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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부결 당론에도 최대 23표 이탈 … 與 '분열의 수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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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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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서 이탈한 '12표'의 찬성표가 나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14일 가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주장대로 탄핵 가결이라는 결과지를 받아 들었지만, 리더십은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탈표의 수가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여당은 더 격화된 내홍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야권 의원 192명 전원이 찬성했다는 가정하에 여당에서 12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표 85표를 제외하면 찬성 12표에 기권 3표, 무효 8표를 합해 모두 23표가 당론을 거스르는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0월 초 친한계 모임에 참여했던 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 대표가 기존 친한계로 분류되던 의원 가운데 절반밖에 설득하지 못했다는 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여당은 당장 내홍에 휩싸이게 될 전망이다. "탄핵밖에 답이 없다"던 한 대표의 리더십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앞서 12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탄핵 찬성으로 당론을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당초 여당 의원 가운데 20명 안팎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됐지만, 이들의 표조차 절반밖에 이탈시키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표결 당일 아침부터 이탈표가 8표 아래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 바 있고,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내란죄의 공범으로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사실을 들어 친윤계에서 탄핵 반대를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핵 찬성을 공표했던 진종오 의원은 이날 표결 전 탄핵 반대 당론을 따르는 것으로 선회하는 듯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210표를 훌쩍 넘기는 탄핵 찬성은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한 대표의 입장에서 곤란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들끓는 국민 여론상 탄핵을 가결시킬 수밖에 없었지만, 여당은 보수층 민심에 부응하는 결과를 또한 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표결 직전 친한계 일부에서도 "이번 탄핵은 반대하는 것이 맞다"며 동료 친한계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이 같은 움직임에 따른 해석이다.

일단 한 대표로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본회의 표결이 끝난 뒤에도 그는 한동안 당 대표실에서 나오지 않고 장고에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당장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따르게 될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탄핵 가결이 되기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뒤집었다. 지난 6일에는 한 대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조속한 직무 정지'를 요구했다. 탄핵에 찬성하는 듯한 입장이었다.

그런데 8일에는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대한민국과 국민들께 미칠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탄핵이 아닌 자진 하야를 설득하겠다는 내용으로 선회했다.

그러다 12일에는 "탄핵 절차로써 대통령의 직무 집행을 조속히 정지해야 한다라는 말씀드립니다. 우리 당은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말해 다시 한번 입장을 뒤집어 탄핵 찬성을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사태를 맞이해 여당 대표로서 동분서주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는 친한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애초부터 한 대표가 이 사태를 두고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다.

만약 한 대표가 사퇴하면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당헌 26조에 따라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거쳐 당 대표를 새로 뽑아야 한다. 이 60일 동안은 당헌 29조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을 대행하게 된다.

이날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 체제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가결은 유감"이라며 "헌정중단 사태를 맞이 하게 되어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전쟁은 지금부터"라며 "야당의 폭압적인 의회운영에서 비롯된 비상계엄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지도부는 양심이 있다면 총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탄핵 가결에 대한 책임을 당 지도부가 져야 한다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비판한 것이다.

홍 시장은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들의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 정비부터 한 뒤 탄핵 정국에 한마음으로 대처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탄핵은 우리 당 두 용병이 탄핵된 것이지 한국의 보수세력이 탄핵된 건 아니다"며 "좌절하지 말고 힘내자"고 덧붙였다.

한편 탄핵이 가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체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탄핵에 찬성하자며 1인 시위를 했던 김상욱 의원은 다리가 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또 안철수 의원과 윤재옥 의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명패함을 응시했다.

[최희석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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