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시나리오' 재연…韓 "사전에 몰라"
'친한'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총사퇴 동참
친윤 '추경호 지켜야' 논리, 영향 미친 듯
권성동 당대표 대행 전망…'친윤' 세 넓힐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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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직후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한동훈 대표는 이로써 당헌·당규에 따라 자동으로 직을 내려놓게 될 전망이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인요한·장동혁·김민전·진종오·김재원 등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은 탄핵안 가결 직후 동반 사퇴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할 경우 최고위원회가 자동 해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지난 2022년 8월 '이준석 시나리오'가 재연된 것이다.
표결 전 여권에선 탄핵 가결 시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인요한·김민전·김재원 최고위원에 더해, 지난 7일 1차 탄핵 표결 당시 '가결 시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공언한 장동혁 최고위원(친한계)이 추가 사의표명해 지도부가 붕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장 최고가 지난 12일 윤 대통령의 '계엄은 야당 책임' 내용의 담화를 보고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는 말이 여권에서 나오면서, 탄핵이 가결돼도 '한동훈 체제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결국 친한계인 장 최고와 진 최고까지 사퇴를 표명하며, 한동훈 체제는 깨지게 됐다.
예상과 달리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등 친한계조차도 사퇴를 택한 것은, 이날 의총 막판 두 사람이 친윤계의 '탄핵 반대' 논리에 설득을 당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친윤계는 오후 의총에서 '탄핵소추안에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내란 공모 혐의(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가 담겼기 때문에, 탄핵안 통과로 추 전 원내대표를 내란 공모자로 내몰 수 없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초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 진 최고는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레 "일단 어떤 것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원내대표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흐름대로 가면 안 된다"며 사실상 탄핵 반대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 해산이 이뤄질 경우,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정해질 때까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이날 탄핵안 표결에서 '부'를 적어낸 의원이 108인 중 85인에 이르는 만큼, 친윤계는 향후 세를 빠르게 키워 갈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이날 저녁 탄핵안 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비서실장 사퇴 의사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 체제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방금 탄핵을 결정한 상황이니 두고 보자"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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