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민기 국회사무총장(왼쪽)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의결서를 전달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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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는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준비·선포하고 내란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국헌문란 행위를 했다는 점이 명시됐다.
특히 지난 7일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1차 탄핵안과 비교해보면 이번 탄핵안에서는 다른 혐의 대신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계엄 관련자들의 증언으로 드러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령 시도, 국회의원 체포 지시 등을 담느라 분량도 A4 용지 28쪽에서 44쪽으로 늘었다.
주요 탄핵 사유로는 비상계엄의 실체적·절차적 요건 미비와 국회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의 위법성, 계엄군·경찰력 국회 투입 등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1차 탄핵안과 동일하게 지적됐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국민주권주의와 삼권분립, 정당제와 정당 활동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다만 2차 탄핵안에서는 발의 시점 사이에 국회에서 나온 증언 등을 토대로 세부적인 근거와 논리가 보강됐다. 구체적인 위법 행위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추가됐다. 선관위 당직자 휴대전화 압수, 김어준 씨의 ‘여론조사꽃’ 봉쇄 시도도 새로 담겼다.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 비상계엄의 목적이라고 밝혔던 윤 대통령의 지난 12일 담화문은 “전국 비상계엄의 실체적 요건이 없음을 사실상 인정했다”는 근거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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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탄핵안에서 불필요한 내용이라고 지적받은 ‘가치외교’ 부분은 빠졌다. 배우자 주가 조작 의혹, 대선 여론 조작, 명태균 씨 관련 의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도 제외됐다. 비상계엄과 내란 혐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1차 탄핵안을 수정했다고 한다. 내용을 간결하게 다듬어 신속한 탄핵 결정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파면 절차인 탄핵과 형사처벌 절차인 형사소추는 독립된 요건·절차를 가진 제도”라는 점도 탄핵안에 명시됐다. 선고 지연을 목적으로 윤 대통령 측이 형사소송 진행 중엔 심판 절차를 중지할 수 있다는 헌재법을 내세울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요건에 맞는 비상 상황’ ‘비상계엄은 통치행위’ ‘경고용일 뿐 국회 무력화 목적은 없었다’ 등 논리를 앞세워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를 넘어 얼마나 중대한 위법인지를 판단해 탄핵 결정을 내리게 된다. 국회가 이번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중대하게 위배했다”고 적시한 배경이다.
헌재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박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박 대통령을 파면해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했다.
헌재 헌법연구부장 출신 김승대 전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당시 상황이 전시 또는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헌법이 설정한 권한 범위를 넘어선 위헌적 계엄 발령”이라고 말했다. 한상훈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국헌문란 목적의 전국 비상계엄 선포 행위는 그 자체로 폭동”이라며 “이후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이 계엄 관련자들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에는 쉽게 단정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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