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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포수 ‘양강 천하’ 14년…박동원, 후계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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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강민호가 지난 13일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불혹을 눈앞에 둔 그는 통산 8번째 황금장갑을 품에 안으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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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수 부문의 ‘양강(양의지-강민호) 체제’가 14년째 굳건히 유지됐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39)는 지난 13일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7번째 포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총 288표 중 191명(66.3%)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 LG 트윈스 박동원(89표·득표율 30.9%)을 여유 있게 제쳤다.

KBO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강민호와 양의지(37·두산 베어스) 두 선수가 양분해왔다. 양의지는 2014~2016년, 2018~2020년, 2022~2023년 등 총 8차례 수상해 역대 포수 부문 최다 수상 기록 보유자가 됐다. 2008년 처음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강민호는 2011~2013년, 2017년, 2021년에 이어 올해도 수상자가 돼 역대 포수 최다 수상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강’의 아성을 뛰어넘으려는 여러 포수들에게 올해는 황금장갑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로 꼽혔다. 단골 수상자 양의지가 잔부상 여파로 608과 3분의 1이닝을 수비하는 데 그쳐 골든글러브 포수 후보 기준(720이닝)을 충족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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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LG 포수 박동원(오른쪽)에게 축하 인사를 받는 강민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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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LG 주전 포수 박동원이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올해 타율 0.272·홈런 20개·80타점·OPS(출루율+장타율) 0.810으로 활약했고,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포수 중 유일하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포수 수비 이닝도 944와 3분의 2이닝을 기록해 강민호(803이닝)를 앞섰다. 프로야구 선수 820명이 수비에 중점을 두고 투표하는 리얼 글러브 어워드 포수 부문을 2연패하기도 했다.

박동원은 앞서 “골든글러브는 KBO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의 희망이다. 꼭 받고 싶다”며 “양의지 선배가 후보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를 듣고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또 “강민호 선배에게 ‘(삼성 소속인) 형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니 골든글러브는 내가 받게 해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형이 ‘그렇게 하라’며 웃으셨다”고 뒷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도 강민호의 벽은 높았다. 강민호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타율 0.303·홈런 19개·77타점·OPS 0.861을 기록해 삼성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소속팀 성적과 베테랑 파워로 투표인단의 가산점을 받았다. 강민호는 “박동원이 올해 정말 잘했기에 내가 받을 줄 몰랐다”면서 “그동안 ‘주전’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야구를 했지만, 이젠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계속 내 입지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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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올해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후보는 강민호·박동원·장성우(KT 위즈)·이지영(SSG 랜더스)·최재훈(한화 이글스)·김형준(NC 다이노스)·김재현(키움 히어로즈) 등 총 7명이었다. 골든글러브는 공수를 아울러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인데, 다른 후보들의 타격 성적은 강민호와 박동원에 미치지 못했다. 강민호는 “나와 양의지를 잇는 그 다음 포수의 성장이 조금은 더뎠던 것 같다”며 “그래도 박동원이 많이 치고 올라왔고, 김형준 등 좋은 후배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어서 포수 선배로서 기분이 좋다. 나는 이번이 마지막 수상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겸손하게 몸을 낮췄지만, 골든글러브를 양보할 마음은 없다. 강민호가 한 번만 더 황금장갑을 품에 안으면, 양의지와 포수 부문 최다 수상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다. 양의지는 지명타자 부문(2021년)을 포함해 총 9회 수상했고, 포수 부문은 여덟 번 받았다. 강민호는 “앞으로도 좋은 후배들과 경쟁하면서 더 많은 힘을 받고 싶다. 다시 후보에 이름을 올린다면 한번은 더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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