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쪽 삼각형 작은 내분비기관
복부 영상 검사 때 5~7% 발견
4㎝ 이상 종양, 수술적 제거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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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신은 좌우 콩팥 윗부분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작은 내분비기관이다. 몸의 호르몬을 조절해 신체 대사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장기다. 부신에도 다른 장기처럼 종양(혹)이 발생할 수 있다. 부신을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덩어리를 이룬 경우다. 최근 영상 검사와 건강검진의 활성화로 특별한 증상이나 징후가 없는 사람에게서 우연히 부신 종양이 발견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윤영 교수는 “부신 종양은 지난 20년간 영상 검사가 발달하면서 유병률이 약 10배 증가했고 복부 영상 검사를 시행한 환자의 5~7%에서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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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능성이면 변화 여부 추적 관찰을
직장인 이모씨 경우가 그렇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3㎝가량 크기의 부신 종양이 발견됐다. 진료를 추천받아 호르몬 검사를 받은 결과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높다는 소견을 들었다. 입원해 좀 더 정밀한 검사를 거쳐 종양 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다. 조 교수는 “기능성 부신 종양을 놓치면 심혈관 관련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므로 반드시 한 번 정도는 호르몬 검사를 통해 호르몬 분비가 적절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갑자기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나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체중 증가가 지속한다면 부신 호르몬 과잉 분비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신 종양은 보통 호르몬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비기능성과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기능성으로 구분한다. 기능성 부신 종양은 과잉 분비되는 호르몬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서 몸에 이차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가 과다하면 신체 외형에 변화가 생긴다. 체중이 늘고 복부가 비만해진다. 피부가 얇아져 멍이 쉽게 들고 상처 회복이 더디다. 배와 엉덩이에 튼 살처럼 보이는 보라색 선이 생기기도 한다. 주로 3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장기적으론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교감신경 물질의 과분비가 일어나면 기본적으로 혈압이 높아지고 두통, 가슴 두근거림 같은 교감신경이 항진됐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이 높아질 수 있고 땀을 과도하게 흘리거나 흉부가 조이는 것처럼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 역시 생길 수 있다. 알도스테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될 경우엔 염분의 흡수와 소변을 통한 칼륨 방출량이 늘어나고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칼륨 수치 저하에 따른 허약감이나 근육 경련, 일시적인 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호르몬 과다는 혈액 또는 소변 검사 중심으로 호르몬 수치를 관찰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 부신 종양의 약 8%는 악성으로 알려진다.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전이됐거나 드물지만 부신에서 시작한 원발성 암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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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땐 주변 장기·혈관 자극 최소화
비기능성 종양이고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대신에 1~2년마다 영상·호르몬 검사로 크기 증가와 같은 변화 여부를 추적 관찰하는 게 좋다. 기능성이거나 악성일 땐 치료해야 한다. 일부는 약물로 치료하나 보통은 종양이 있는 쪽 부신을 수술해 치료한다. 이대비뇨기병원 부신종양센터 김완석 교수는 “호르몬 이상 분비를 일으키는 부신 종양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4㎝ 크기 이상의 종양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없더라도 악성일 가능성이 높아 수술적 제거가 권고된다”고 말했다.
부신은 주변에 간이나 비장, 신장, 소장, 대장, 하대·비장 정맥 같은 여러 중요한 장기와 큰 혈관이 있다. 대개 복강경을 이용해 작은 구멍 크기의 절개로 종양을 제거한다. 종양 크기가 크거나 병변 조직의 유착이 심할 때,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땐 자극과 출혈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되는 로봇 수술을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부신의 경우 우측은 간·십이지장과 주요 혈관, 좌측은 췌장, 비장 등 주요 장기와 가까워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로봇 기기를 이용한 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부신을 절제하면 그동안 반대편 부신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저하해 있으므로 수술 후 호르몬 생산이 일시적으로 불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땐 수술 전후 부신의 기능을 지속해서 관찰·평가하고 호르몬 대체 요법이 필요하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행해 보충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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