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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제주맥주, 냉동김밥 업체 추가 투자 미뤘다…"신사업 추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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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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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제주맥주가 인수를 추진하는 냉동김밥 제조 전문 기업 에이지에프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납입을 한 달 미뤘다. 그간 제주맥주는 40억원대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2차 RCPS 납입을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세 차례 연기했다. 자금난이 이어진 데다 이달 초에도 최대주주 변경으로 올해만 손바뀜이 두 번 나타났지만, 회사 측은 신사업 추진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제주맥주는 전 거래일 대비 3.37% 하락한 28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에이지에프 인수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주맥주는 전날 장 마감 후 에이지에프의 RCPS 1만526주를 내년 1월 31일에 납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해당 RCPS는 39억9988만원 규모로, 당초 납입일은 지난 16일까지였다.

에이지에프는 '바바김밥'으로 알려진 냉동김밥 제조사 올곧이 100% 모회사인 식품기업이다. 제주맥주는 수제맥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식품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에이지에프 지분 17.39%를 총 79억9900억여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 7월 체결했다. 계약 구조를 보면 제주맥주는 에이지에프 RCPS 신주를 두 차례에 나눠 취득하고, 2차 투자 완료 후 1주당 가치가 39만6524원 이상인 경우 70억원 규모 3차 RCPS를 확보해 지분율을 30%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만성적인 자금난 탓에 지난 8월 말로 예정됐던 2차 RCPS 대금 납입을 4개월째 하지 못하면서 에이지에프 인수합병은 끝맺지 못하는 중이다. 최초 계약 당시 1차 RCPS는 자체 보유 현금으로 정상 납입했다. 그러나 올 9월 말 기준 가용 현금은 13억원뿐으로 2차 RCPS 납입 자금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이에 회사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추가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회사가 외부 자금 조달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이유는 적자 때문이다. 제주맥주는 2015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제주맥주는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 상장 제도로 기업공개에 성공해 2021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코로나19로 혼술 문화 확산 수혜와 국내 최초 수제맥주 상장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했다. 2021년 72억원, 2022년 1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상장 이후 적자 폭은 더 커졌다. 다만 최근 들어 적자 폭이 축소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손실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93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제주맥주는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측은 무상감자를 실시해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그 결과 결손금은 지난해 말 867억원에서 올해 9월 말 666억원으로, 자본금은 292억원에서 59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감자를 하면 자본금 감액분이 자본잉여금으로 전환되기에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다.

이달 초 제주맥주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되며 최대주주가 더블에이치엠에서 한울반도체로 변경됐다. 이는 지난 3월부터 추진해 온 사안이지만 유상증자 납입일이 줄곧 밀리며 배정 대상자는 세 번 바뀌었다. 지와이투자조합에서 코리아인베스트1호투자조합으로, 코리아인베스트1호투자조합에서 한울반도체로 변경됐다.

그간 시장에서는 적자 누적과 함께 잦은 손바뀜이 나타난 제주맥주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인수 주체들이 식음료업과는 거리가 멀어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났다. 올해 3월 제주맥주는 최대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혁기 전 창업주는 보유한 주식 864만3480주를 중소 자동차 수리 업체 더블에이치엠에게 101억여원에 매각했다. 엠비에이치홀딩스는 문 대표의 부친 문성근 대표가 최대주주인 가족 회사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제주맥주 지분율 24.20%를 확보한 한울반도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업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유상증자가 끝났음에도 2차 RCPS 납입 연기 결정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유상증자 대금 100억여원은 회사 운영 자금으로 목적 제한이 걸려 있어 2차 RCPS 납입에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울반도체가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경영권은 더블에이치엠 측이 그대로 갖기로 하면서 에이지에프 인수는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성현 제주맥주 대표는 더블에이치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같은 관계자는 "현재는 내년 1월 예정된 에이지에프 2차 RCPS 납입을 위한 200억원 규모 BW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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