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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한강 외에도 누구? … 주목할 만한 국내 작가와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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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시내 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진열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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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수상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작가들이 국제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만들어온 흐름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그동안 저평가됐던 한국 문학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디지털 시대에 다소 밀려났던 문학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 작가 외에도, 올해 한국 문학의 존재감을 한층 더 빛낸 소설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와 온라인 서점 PD의 추천 등을 바탕으로 눈에 띄는 몇 권의 작품들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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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함>. 문학동네


예소연 작가의 <사랑과 결함>은 교보문고가 조사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서 공동 3위에 오른 작품이다. 2021년 데뷔 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예 작가는 한국문학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사랑과 결함>은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2023년 문지문학상 수상작 ‘사랑과 결함’, 문학과지성사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 ‘우리는 계절마다’ ‘그 개와 혁명’ 등 총 열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김유리 예스24PD는 “‘개인적’으로 꼽는 올해의 소설은 <사랑과 결함>이다”라며 “순문학과 SF/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소연의 작품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제일 미워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제일 사랑하는 마음이 넘실거린다. 사랑을 그저 아름답게만 그리는 현대사회를 비웃기라도 하듯 울퉁불퉁하고 기이한 형태의 마음도 사랑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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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그림자>. 은행나무


최유안 작가의 장편소설 <새벽의 그림자>는 독일 통일과 탈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백 오피스> <먼 빛들> 등을 출간한 최 작가는 현재 전남대 독일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통일과 분단, 이주 문제를 연구했고 이를 소설로 형상화하는 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벽의 그림자>는 전직 경찰인 한국인 변해주가 논문을 위해 독일에 머물다가 북한 출신 여대생인 윤송이 사망 사건을 접하고, 이를 조사하다가 언제 다시 북한으로 끌려갈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탈북자 용준을 떠올리는 이야기이다. 최 작가는 이 작품으로 올해 노근리평화상을 수상했다. 교보문고의 김동건MD는 최유안 작가의 장편소설 <새벽의 그림자>를 올해의 소설로 꼽으며 “대한민국의 누군가는 꺼냈어야 할 이야기. 대한민국의 모두가 한 번은 읽어야 할 이야기”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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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게 될 것>. 안온북스


최진영 작가는 소설집 <쓰게 될 것>과 에세이 <어떤 비밀> 등을 출간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역주행으로 화제를 모았던 소설 <구의 증명>도 지난 10월 기준 30만부를 돌파하는 등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쓰게 될 것> 또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오르며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편집을 담당한 안온북스 서효인 편집자는 “전세계적으로 전쟁과 갈등 혐오가 만연한 상황에서 세계를 비관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최진영 작가는 그 와중에서도 아름다움의 틈, 우리가 사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계속 찾으려 한다”며 “<쓰게 될 것> 표제작도 전쟁의 와중에서 인간성으로 말미암아 희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있어 독자들이 위로를 받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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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창비


데뷔 후부터 수많은 독자들과 평단의 신뢰와 지지를 받아온 김금희 작가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도 빼놓을 수 없다. 작가가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역사소설로, 동양 최대의 유리온실이었던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슴 저릿한 비밀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신념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써내려가는 ‘수리 보고서’는 건축물을 수리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아픈 역사와 상처받은 인생의 한 순간을 수리하고 재건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문학 분야에서 한강 작가의 책이 주요 순위를 석권하는 가운데 한 작가의 책과 함께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오르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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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다산북스


2024년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한국계 미국인인 작가가 영어로 쓴 이 책은 2023년 번역돼 출간됐으나, 올해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관심을 끌었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가혹한 역사의 격랑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다양한 이들의 삶이 촘촘히 얽혀 하나의 시대를 직조해내는 작품이다. 다산북스 관계자는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 이후 독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14개국으로 수출되었고 글로벌OTT에서 영상화되기로 계약이 된 상태”라며 “차기작 <밤새들의 도시>도 내년에 출간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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