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골목길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를 가로막자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윤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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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관저 주변의 지지자는 수십명에 그쳤는데,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오전 11시30분쯤 300∼400여명까지 빠르게 불어났다. 경찰은 오후 1시30분 기준 신자유연대 집회에 2500명, 인근에서 열린 자유우파총연합 집회에 5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주최 측은 약 1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탄핵 무효’, ‘주사파 척결’ 등이 적힌 손피켓과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관저로 향하는 골목길로 진입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더 나아가진 못했다.
체포영장 발부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관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차량이 골목길을 지날 때면 “저 차 막아라!”, “경찰 차다”라고 외치며 차량을 손으로 두드리거나 골목길에 드러누워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현장의 경찰은 “경찰 차 아니니까 뒤로 물러서세요”라며 지지자들을 막아섰고,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이 차량과 뒤엉키면서 위험한 상황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 경력을 늘렸다. 평소 관저 주변의 길가에 배치돼 있던 경찰 기동대 버스는 관저 정문을 차벽처럼 감쌌다. 현장에 많은 탄핵 찬반 단체 회원들이 모여들고 있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될 경우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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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경호처에게 말한다. 당신들이 마지막 보루이니 죽을 각오로 대통령을 지켜라”라고 외쳤다. 지지자들도 “대통령님을 지켜라”, “탄핵은 무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광훈 목사님 말씀에 순종하라”는 구호도 나왔다. 연단에 오른 한 시민은 “2000명 의대 증원 때문에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사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대통령이 되면 공공의대가 늘어나고 당신들 월급은 반토막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50m가량 떨어진 보행로에서는 진보성향 단체인 ‘헬조선변혁전국추진위’ 등이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체포’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관저 앞을 찾았지만,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하며 대부분 흩어졌다. 이들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과 서로 “정신 못 차리고 있다”, “그건 당신 쪽”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골목길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지나는 차량을 두드리며 통행을 막고 있다. 윤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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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윤 대통령의 체포가 늦어지면 관저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하지 않으면) 3일 대통령 공관(관저)에 전국 조합원을 집결시켜 직접 체포에 나서겠다”며 “분노한 노동자 시민이 독재자를 끌어내는 외국 사례처럼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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