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특검 발의 반대' 의원 설득
"우리 안 내야 반대 명분이라도 생겨"
당내 '尹 비호'강경파 여전
![]() |
국민의힘이 눈물을 머금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할 '비상계엄 특검법' 자체 발의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당 지도부는 의외로 선방하는 당 지지율을 의식해 윤 대통령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데 노력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눈물(?)을 머금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할 '비상계엄 특검법' 자체 발의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당 지도부는 의외로 선방하는 당 지지율을 의식해 윤 대통령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데 노력하는 모습이다. 반면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만 보고 가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의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최악보다는 차악이 낫다"며 자체 특검법을 당론 발의하기로 했다. 야당 주도로 이들이 발의한 '내란특검법'을 통과시키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거대의석을 바탕으로 위헌적이고 독소조항이 가득 담긴 특검법안을 발의했고 통과시키려고 한다"며 "최악보다는 차악이 낫다는 생각 하에 자체법안을 발의하는 데 의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여당의 특검법안은 야당의 특검법과 달리 수사대상에서 외환죄와 내란 선전·선동죄가 제외된다. 특검 후보의 경우 대법원장이 3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한 명을 임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언론 브리핑 조항이 삭제되고 직무 범위를 벗어난 특검의 공소제기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은 포함됐다.
여당 자체 특검법 발의로 미루어봤을 때 사실상 지도부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던 당 지지율이 의외로 선방하면서 상승세를 지키기 위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율과 차이를 조금씩 좁히던 여당 지지율은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오차범위 내에서 3% 앞섰다.
한 당 관계자는 "집회에 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우리 지지층의 압박이 굉장히 강하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는 조금 냉정하게 상황을 보려고 하는 그런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 |
반면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만 보고 가는 행보가 계속되면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밝히던 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도부와 달리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윤 대통령 지키기'에 여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자체 특검 발의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드러났다.
참석자에 따르면, 대통령 체포에 분노하고 있는 의원들이 특검법안 발의에 강경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우리 안을 내야 민주당안에 반대할 명분이라도 있다', '민주당 안이 위헌적이라는 말만 갖고 어떻게 설득이 가능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설득했다. 또 '의원총회에서 강경파가 먼저 이야기를 하다보니 소수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해 다른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을 발의하는 게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대통령 수사가 많이 진행됐는데 특검법안을 별개로 발의하는 게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특검은 정치 영역을 넘어 야당의 선전 도구, 정치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특검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원내지도부가 전체 의원을 상대로 특검법 관련 의견을 개별적으로 물었을 때 과반이 발의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 의원은 이날 <더팩트>에 "(강경파와) 의견이 다른 의원들은 당연히 의견을 못 낸다. 우리 지지자들이 지금 얼마나 화가 나 있는데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 분노를 그대로 맞을 텐데 어떻게 말하겠나"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권 원내대표의 오늘 대응은 정말 잘 한 것 같다"라며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는 약속을 잘 지켜주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야는 17일 본회의를 앞두고 특검법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수사범위를 두고 입장차가 커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죄와 내란선전·선동죄를 빼는 데 야당이 합의하겠다고 하면 그 정도는 받을 수 있나'라고 묻자 "그건 봐야 한다. 차이점이 있는 부분이 꽤 된다"고 답했다. '협의가 잘 안돼 민주당의 특검이 단독으로 올라가면 어떻게 하나'라는 질의엔 "당연히 반대"라고 했다.
su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