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과 식도암은 치료 성적이 낮은 고약한 암이다.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식도암은 발생률이 낮지만 생존율도 낮다. 암이 생긴 부위만 제거할 수 없어 모두 절제하다 보니 삶의 질도 떨어진다. 삼성서울병원은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통해 폐·식도암 생존율을 끌어올린 곳이다. 김홍관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장에게 폐·식도암의 특징과 치료 전략에 대해 들었다.
Q : 폐암과 식도암이 치명적인 이유는 뭔가.
A : 치료가 까다롭고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장기 특성상 전이도 잘 된다. 이미 주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일 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이다. 폐암과 식도암 모두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다. 대부분 병이 상당히 진행한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식도암은 질환에 대한 인지도도 낮아 문제를 일찍 알아채기 쉽지 않다. 보통 위 내시경을 통해 우연히 암을 발견한다.
Q : 각각의 발병 원인은.
A : 폐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흡연이다. 직접 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만으로도 폐암에 노출될 수 있다. 비흡연 폐암 환자도 많다. 한국의 경우 폐암 환자의 약 30%가 비흡연자에서 발생한다. 비흡연자도 정기적인 폐암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이외에도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다른 장기 암 병력, 폐암 가족력 등이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도암은 음주·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술은 식도암을 일으키는 가장 확실한 원인이다. 알코올 섭취량이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여기에 흡연까지 더해지면 발병 위험은 더 커진다.
Q : 환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텐데.
A : 암의 종류와 진행 정도,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폐암은 수술·항암·방사선 등을 적용해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1·2기 단계의 초기 폐암에선 수술을 먼저 시행한다. 수술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종양이 주변으로 퍼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식도암 수술은 굉장히 난도가 높다. 목·가슴·복부 세 군데를 넘나들며 수술해야 한다. 주요 장기와 밀접해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Q : 협진이 필수적이겠다.
A : 그렇다. 폐암과 식도암처럼 치료가 까다로운 암일수록 협진이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는 유기적인 다학제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우수한 의료진으로 팀이 꾸려졌다. 흉부외과·호흡기내과·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 등 폐암과 식도암을 다루는 전문 의료진이 머리를 맞대고 주 1회 다학제 회의를 진행한다.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과정이다. 긴밀한 협업을 통해 폐암과 식도암의 치료 예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Q : 삼성서울병원의 치료 성적은 어떤가.
A : 폐암과 식도암 환자 3명 중 1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받는다. 같은 폐암 환자여도 수술 후 예후는 천차만별이다. 삼성서울병원 폐암 환자의 평균 5년 상대 생존율은 61.5%로 국내 전체 통계 40.6%보다 1.5배가량 높다. 식도암도 마찬가지다. 수술 건수가 많음에도 경과가 좋다. 5년 상대 생존율이 63.9%다. 식도암 수술 후 폐렴 등 합병증 동반위험이 큰데 수술받은 환자의 30일 이내 사망률이 1%를 넘은 적이 없다.
Q :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하나.
A : 수술 후엔 세심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합병증을 줄여 전체 생존율을 높이는 필수 과정이다. 수술 후 관리를 위해 국내에선 유일하게 폐·식도암 수술 환자 전담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중환자 담당 흉부외과 교수가 상주해 수술 후 환자 상태를 밀착 관리한다. 나아가 식도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까지 고려한다. 식도암의 경우 수술 후 삼킴장애·역류·설사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영양 교육과 신체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술 후 관리를 돕고 있다. 현재 삼성웰스토리와 공동으로 식도암 생존자 맞춤 영양식을 개발 중이다.
Q :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암에 걸렸다고 낙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절대로 환자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관리를 잘해도 암은 생길 수 있다. 치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진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폐암과 식도암은 조기 진단이 완치의 지름길이다. 개인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 검진을 받는 일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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