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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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에 처음 나왔을 때랑 표정이 많이 달랐다.”
2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을 현장에서 유심히 지켜본 국회 탄핵소추위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같은 날 오전 형사재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처음 앉아본 윤 대통령이 뒤늦은 ‘현실자각’에 망연자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2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헌법재판소에 가서 윤 대통령의) 얼굴을 보니까 굉장히 현실 인식을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일 헌재에 출석해 윤 대통령 쪽의 증인신문을 지켜봤다. 함께 자리에 있었던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소속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방송에 나와 “저도 그 얘기를 하려고 했다. (당시에도) 옆에 (앉아) 있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과 그 얘기를 했다”며 “기가 빠졌다고나 할까, 풀이 죽었다고나 할까. 저도 그걸 느꼈다”며 박 의원의 말을 거들었다.
윤 대통령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진 건 20일 오전에 있었던 첫 형사재판과 무관치 않다는 게 국회 탄핵소추위원들의 시각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의 공판준비기일과 구속취소 심문기일에 연달아 출석했다. 27년간 검찰에 몸담으며 검사석에만 앉다가,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자리한 순간이라 충격을 크게 받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검사석과 마주 보는 피고인석이 아닌 판사석과 마주 보는 증인석에 앉으려다가 안내를 받고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검사로서 공판에 참여할 당시엔 피고인석이 판사와 마주 보는 자리였지만 현재는 검사와 마주 보는 자리가 피고인석이 됐다. 김 의원은 “본인이 검사 생활을 했을 때는 증인석이 피고인석이었다”며 “(재판정 자리배치가 바뀐 줄 몰라서) 그래서 거기 앉은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20일 탄핵심판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증인신문 때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쪽은 대통령이 총리의 증언을 듣는 것이 국가 위상에 걸맞지 않다며 퇴정 사유를 설명했으나, 박 의원은 “(형사재판에서의 충격으로) 한 총리 증인신문 때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저히 못 있겠다’ 생각했을 수도 있다”며 “원래 잘 그런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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