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688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길원옥 할머니 영정 앞에 시민들이 헌화한 꽃이 놓여있다. 지난 16일 길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7명이 됐다. 강예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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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최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유족으로부터 ‘여성 권익 시설에 써 달라’며 기부금 1,000만 원을 전달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길 할머니가 평생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뜻을 기리려 유족들이 인천시에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유족 측은 “어머님은 예전부터 힘든 분들을 돕는 일을 아낌없이, 적극적으로 하셨던 분이셨다”며 “어머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내가 어떻게 해야 어머님께서 기뻐하실까’ 생각해보니, 인천 내 여성권익시설에 기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만 해야 할 일을 할 뿐이고 어머님께서도 ‘그래 잘했다.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기부금은 유족 측 요청에 따라 인천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가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치유하도록 심신 회복 공간 조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인천성폭력상담소 측은 해당 공간을 길 할머니의 성을 따 ‘길’이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길 할머니의 선한 기부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안정적인 치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길 할머니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길 할머니는 노령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투병 생활을 하다 16일 자택에서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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