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한화 복귀 후 2번째 시즌을 맞는 류현진은 순탄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팀과 함께 가을야구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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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징조입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38)은 국내 복귀 후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에 기분 좋아 보였다. 그는 호주 멜버른에서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올해는 정말 순탄하게 준비를 잘한 것 같다. 처음부터 계획한 대로 투구 수와 몸 상태를 잘 끌어올렸다”며 “이제 (개막 전까지) 시범경기 등판이 두 차례 남았는데, 확실히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난해 류현진은 계약이 늦어지면서 오키나와 2차 캠프 중반에야 팀에 합류했다. 실전 없이 불펜 피칭 2회와 라이브 피칭 1회만 소화하고 시범경기를 시작했다. 올해는 다르다. 이미 두 차례 연습경기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첫 등판이던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선 공 24개를 던지며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사흘만 쉬고 지난 2일 SSG 랜더스전 등판을 자청했는데, 2와 3분의 1이닝 동안 9피안타 2탈삼진 7실점(4자책점)한 뒤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SSG전에서) 예정했던 3이닝을 다 마치지 못한 것 외에는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목표로 했던 투구 수(55개)도 채웠고, 최고 구속도 벌써 시속 145㎞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는 “던질 때 ‘세게 던졌다’는 느낌이 없었는데도 그 정도 구속이 나왔다면, 좋은 징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류현진 컨디션이 지난해보다 월등히 좋다”며 “그 정도 투수가 연습경기에서 일시적으로 대량 실점한 건 문제가 안 된다”고 신뢰를 표시했다.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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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벌써 프로 20년 차다. 갓 프로에 입단한 2006년 한화의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단번에 김인식 당시 감독 눈에 들었다. 캠프가 끝나기도 전에 5선발로 낙점됐고, 그해 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충격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류현진은 “그때는 나도 그냥 한 명의 신인이었고, 캠프 때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며 “첫 등판이 끝나고 분위기가 달라졌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올해 한화 캠프에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정우주와 2라운드에서 지명한 권민규가 나란히 주목받았다. 정우주는 시속 155㎞의 강속구를 던졌고, 권민규는 “완성형 제구력”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류현진은 “그 나이엔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공을 잘 던지면 된다”며 “둘 다 씩씩하다. 신인 때의 나도 그랬다”고 흐뭇해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지켜보는 류현진. 사진 한화 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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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류현진은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로 KBO리그 복귀 첫 시즌을 마쳤다. 그는 “처음 돌아왔을 땐 ‘뭔가 보여주고 싶다’ ‘역시 류현진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그 생각이 개막전부터 무너졌고, 이제는 그런 마음을 완전히 다 내려놨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제 그는 ‘류현진’ 이름 석 자에 쏠린 기대보다 ‘한화 투수’라는 주어진 임무에 집중한다. 대신 “지난해보다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목표 하나는 확실히 품었다. 그는 “누가 나를 잘 보느냐 마느냐는 더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내가 준비한 대로 한 시즌을 잘 치르고 팀과 함께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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