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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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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수저 물고 태어난 덕분?… 할리우드 접수한 ‘스타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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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드라마서 종횡무진 활약… ‘네포 베이비’ 논란

    조선일보

    영화 ‘서브스턴스’의 주연 마가렛 퀄리는 90년대 청춘 스타 앤디 맥도웰의 딸이다. 퀄리는 이 영화에서 데미 무어와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쳤다.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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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디 맥도웰의 딸 마거릿 퀄리, 조니 뎁의 딸 릴리 로즈 뎁, 잭 니컬슨의 아들 레이 니컬슨….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뒤풀이 파티엔 톱스타 2세가 줄줄이 등장했다. 온라인에서는 ‘네포 베이비(nepo-baby)’가 레드카펫을 장악했다는 말이 나왔다. 족벌주의를 뜻하는 네포티즘(nepotism)에 아이(baby)를 붙인 말로, 유명한 부모 덕에 성공을 거둔 이들을 가리킨다. 최근 영화·드라마에서 할리우드 2세 배우가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네포 베이비’ 논쟁이 재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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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 행크스의 아들 쳇 행크스는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사고뭉치 농구 선수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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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 행크스의 아들 쳇 행크스는 넷플릭스 드라마 ‘아웃사이더는 오늘도 달린다’에서 신 스틸러로 호평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TV 부문 글로벌 차트 1위에 오른 코미디 드라마로 LA 레이커스 구단주 지니 버스의 삶을 극화했다. 쳇 행크스는 농구보단 랩에 관심이 더 많은 사고뭉치 선수 트래비스 역을 맡았다. 온몸에 문신을 새기고, 허접한 랩을 뇌까리는 모습으로 나오는 장면마다 실소가 터진다.

    인간미 있고 친근한 이미지로 미국의 ‘국민 배우’라 불리는 아버지 톰 행크스와 달리 아들 쳇은 어릴 때부터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약물 중독, 인종차별 발언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엔 쳇이 유행시킨 ‘화이트 보이 서머(White boy summer·백인 소년 여름)’라는 문구를 인종차별주의 단체에서 확산시키면서 논란이 됐다. 이번 드라마에선 자신과 싱크로율이 높은 골칫덩이 역할을 맡으며 드디어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행크스는 17세부터 연기를 시작했지만, 주연급 역할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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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 행크스(왼쪽)과 톰 행크스 부자. /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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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서브스턴스’에서 데미 무어와 연기 대결을 펼친 마거릿 퀄리는 ‘네포 베이비’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16세에 모델로 데뷔해 ‘샤넬의 뮤즈’로 불리고, 오스카 시상식 축하 무대에서 탱고 실력을 뽐내는 등 다재다능한 신예로 주목받고 있다. 퀄리는 ‘사랑의 블랙홀’ 등을 통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90년대 청춘 스타 앤디 맥도웰의 딸. 데뷔 초엔 ‘금수저’라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맥도웰이 ‘마거릿 퀄리의 엄마’로 젊은 세대에 유명해졌다. 맥도웰은 최근 토크쇼에 출연해 “역(逆)으로 네포티즘을 경험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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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 라이언의 아들 잭 퀘이드는 영화 ‘노보케인’에서 액션 히어로로 거듭나는 소심한 은행원을 연기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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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 라이언의 ‘붕어빵’ 아들로 데뷔 전부터 유명했던 잭 퀘이드는 주연급 스타로 성장했다. 그가 주연한 액션 영화 ‘노보 케인’과 로맨스 영화 ‘컴패니언’ 두 작품이 12일과 19일 연달아 개봉한다. ‘노보케인’은 신체적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은행 강도단에 맞서는 B급 액션 영화. 강도단의 리더 역을 맡은 레이 니컬슨 역시 ‘샤이닝’ 잭 니컬슨의 아들로 부전자전이라 할 만큼 광기 어린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잭 퀘이드는 90년대 로맨틱 코미디 여왕이었던 멕 라이언이 전 남편 데니스 퀘이드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멕 라이언의 시원하게 올라가는 입매를 쏙 빼닮았다. 그는 자신이 특권층임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대중의 호감을 샀다. “이 업계에 발을 들이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나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더 쉽게 그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내 재능을 깎아내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할리우드 2세 배우를 보는 비판적 시선에는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졌다는 사회적 불만이 반영돼 있다. 지난해 ABC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는 미국인은 27%에 불과했다. 2010년 50%에 비해 반 토막으로 줄어든 수치다. 특히 18~29세 젊은 세대에서 변화가 극명했다. 2010년 청년층의 56%가 “아메리칸 드림을 믿는다”고 답했지만, 지난해엔 21%로 35%p 하락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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